8일 발표된 중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3.2%로 지난 1월의 2%에 비해 1.2% 포인트 높아졌다. 비록 지난달 춘제(春節, 설)가 겹치면서 수요가 늘어난 탓도 있지만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10% 내외의 물가상승률을 보인 점은 추가적인 인플레이션 예상을 가능케 한다. 특히 보통 3월부터는 계절적인 수요가 더해져 여행객들이 늘어나면서 식품을 중심으로 물가가 오른다.
수출입이 늘어난 점도 긴축선회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해관총서에 따르면 중국의 2월 수출은 1393억 달러(약 151조원)로 작년 같은 달 대비 21.8% 증가했으며, 수입은 1241억 달러로 15.2% 감소했다. 무역수지는 152억 달러 흑자로 작년 같은 달의 319억 적자에서 큰 폭으로 흑자전환했다.
해관은 2월에 있었던 춘제 등 계절적 요인을 참작하면 수출은 20.6% 증가, 수입은 6.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덧붙였다. 이런 수출 증가폭은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것이어서 올해 중국의 낙관적인 수출전망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해관은 예상했다. 중국은 올해 무역량이 연간 8% 정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 경제전문가들은 수출 호조가 이어진다면 올해 8% 이상의 국내총생산(GDP) 성장을 바라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물가상승 압박이 심해지는 가운데 경제성장세가 안정적인 만큼 금융확장정책보다는 금융긴축정책이 더 큰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는 셈이다.
이에 더해 지속되는 부동산 규제정책 역시 긴축정책에 무게를 실어준다. 지난달 중국은 5개항의 부동산 규제강화 방안을 내놓았다. 베이징과 상하이 등 4대 광역시를 포함한 대도시에서 가격조정 목표를 설정, 관리하도록 하는 부동산 정책 책임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실수요가 아닌 거래의 당사자와 중개업자의 관리 감독도 강화된다.
실제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달 19일부터 3일간 환매조건부채권을 발행해 9100억 위안(한화 약 158조원)을 금융시장에서 회수했다. 이는 중국당국이 인플레이션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또한 중국의 금융위기 가능성도 긴축정책을 바탕으로 한 금융산업 구조조정을 예상케하고 있다. 리커창(李克强) 차기 중국 총리의 스승인 리이닝(厲以寧) 베이징대 광화관리학원(MBA스쿨) 명예원장은 최근 “중국의 가장 큰 문제는 금융”이라며 “중국이 장기간 투자에 의존한 경제성장을 해 왔고, 각 지방도 도시화하는 과정에서 빚을 내서 과도한 투자를 하면서 은행들이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지방마다 건설경쟁을 계속한다면 조만간 은행의 연쇄 도산과 금융위기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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