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AP, AFP, UPI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카르자이 대통령은 이날 TV 중계 연설에서 전날 19명이 희생된 탈레반 폭탄 테러에 대해 “미국과 탈레반이 공모해 아프간 내 외국군이 존재하는 것을 정당화하려는 것”이라며 “이번 폭탄 테러는 아프간에 외국군이 없으면 유혈 사태가 증가할 것이라고 우리를 겁주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탈레반이 외국군이 존재하기를 원하고 미국을 위해 복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미국은 걸프 아랍국과 유럽 국가 등지에서 탈레반과 매일 같이 협상을 하고 있다”며 “미국은 탈레반을 더 이상 적으로 간주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9일 카불 시내와 동부 코스트주에서 탈레반이 감행한 두 차례의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민간인 등 19명이 사망했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군 산하에 있는 국제안보지원군(ISAF) 전 병력 및 이들과 협력하는 아프간인 요원에 대해 아프간 정부의 승인을 받지 않으면 대학ㆍ학교에 진입하는 것을 금지하는 대통령령을 내리기도 했다.
10일 카르자이 대통령은 헤이글 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카르자이 대통령의 미국 비난 연설이 있은 후 이마저도 보안상 우려를 이유로 취소됐다.
이에 미국은 파문 확산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날 오후 헤이글 장관은 카르자이 대통령과 비공개 회담을 한 후 “미국이 일방적으로 탈레반과 협력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님을 대통령에게 말했다”며 “양국 간 오랜 우의 관계를 새롭게 했다”고 말했다.
조지프 던포드 ISAF 사령관은 카르자이 대통령의 ‘미국-탈레반 공모‘ 주장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그가 왜 이런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자비훌라 무자헤드 탈레반 대변인 역시 “미국과 탈레반 사이에 어떤 대화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카르자이 대통령의 주장은 완전히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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