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예고대로 이날 판문점 남북 연락사무소 간 직통전화를 차단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오늘 오전 9시 우리측 연락관이 북측 연락관에게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북측이 받지 않았다"고 전했다. 지난 5일 북한 최고사령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11일부로 정전협정을 백지화하겠다고 밝힌 것을 실행에 옮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개성공단 출입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이날 "최후 결전의 시각이 왔다"며 준전시 단계의 전 단계인 '전투동원태세' 발령 사실을 전한 뒤 "전력로켓, 방사포, 다종화된 정밀 핵 타격수단들이 만반의 전투대세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북한의 기습도발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우선 청와대는 키 리졸브 연습으로 북한이 위협수위를 더 높일 것으로 예측하고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내정자를 중심으로 24시간 비상태세를 가동하고 있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위기가 고조되면 우리의 비상 강도도 더 세질 수밖에 없다"며 비상태세가 한층 강화됐음을 시사했다.
청와대는 특히 도발 가능성이 큰 백령도와 연평도 등 서북도서지역의 대비태세와 북한의 각종 도발 시나리오 및 대응 매뉴얼을 점검하고, 북한이 도발하면 그에 상응하는 대응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당국은 북한군의 도발 가능성에 대비, 연합자산을 동원해 북한군 동향을 정밀 감시하고 있다.
김관진 국방장관은 이날 서해 5도와 북방한계선(NLL), 군사분계선(MDL), 비무장지대(DMZ),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등 접적지역 부대에 상향된 감시·대비태세를 유지하라고 재차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NLL과 MDL, DMZ 등에서 '치고 빠지기식'의 기습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군의 한 관계자는 "우리 군의 백두(신호)·금강(영상) 정찰기와 피스아이(공중조기경보통제기),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 대포병 레이더, 이지스함 등 정보자산을 총동원해 북한군의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접적 부대별로 최대 30개의 도발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며 "해당 시나리오대로 도발하면 도발 원점과 지원세력, 지휘세력까지 충분한 양으로 응징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키 리졸브 연습 일정에 맞춰 진행할 것으로 예상했던 북한군의 대규모 국가급 훈련은 아직 시작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서해안과 동해안의 군부대별로 훈련을 준비하고 있고 실제 훈련을 하는 부대도 있다"며 "강원도 원산지역으로 집결해서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 국가급 훈련은 아직 관측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군은 백령도와 연평도 북쪽 해안가 동굴에 배치한 해안포를 전진시켜 포문을 열어놓고 있으며 122㎜, 240㎜ 방사포 차량 상당수도 전진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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