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삼성자산운용의 알란 리차드슨 '삼성아세안펀드' 펀드매니저가 아세안 지역 경제 전망과 올해 운용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시장은 6억4000만명의 인구를 기반으로 한 내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중국을 추월해 글로벌 생산거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최근 3년간 107%의 수익을 거둔 '삼성아세안펀드'를 운용 중인 알란 리차드슨 삼성자산운용 홍콩현지법인 매니저는 12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아세안 시장을 전망했다.
그는 아세안의 투자 매력이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보다 훨씬 큰 것으로 평가하며 "아세안경제공동체(AEC)가 설립되는 2015년에는 아세안 경제성장률이 7%대로 올라설 것"이라고 말했다.
아세안은 6억4000만명의 인구와 2조2000억 달러의 국내총생산(GDP)을 가졌으며, 싱가포르 같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적절히 섞인 다양성을 가진 지역이다.
아세안 주식시장은 중국과 일본에 이은 아시아 3위 규모다. 인도네시아·필리핀·말레이시아·태국·싱가포르에 약 3032개의 종목이 상장돼 있고, 이 가운데 자산이 2억 달러 이상인 곳만 840개다.
알란 리차드슨은 "아세안 증시는 투자 대상이 많고 다양한 것이 특징"이라며 "올해는 소비재 비중을 줄이고 원자재는 늘리는 방향으로 펀드를 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아세안 증시에서 원자재 관련 종목 주가가 절반 가량 떨어져 저평가 매력이 커진데다, 향후 미국과 중국 등의 원자재 수요가 크게 늘 것"이라며 "이미 아세안 증시 벤치마크의 30% 정도가 원자재로 편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삼성아세안펀드는 인도네시아 탄광회사 탐방티마 주가가 지난해 10월 10일 3475 루피아에서 지난해 12월 12일 1426 루피아로 떨어지자 바로 매수에 나섰다. 니켈 채굴업체 발레인도네시아도 지난해 4월 10일 주당 5200 루피아에 거래됐으나, 펀드 편입 당시인 지난해 12월 12일에는 2305 루피아에 불과했다.
다만 아세안펀드 투자 시 환율 변동에 주의해야 한다. 아세안 펀드는 원화와 달러화, 6개 현지 통화 사이에 이중 헤지(위험회피)를 해야 하지만 이는 헤지 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사실상 환헤지가 불가능하다.
이에 대해 알란 매니저는 "아세안 펀드가 환율 변동성에 노출돼 있지만, 아세안 국가 통화가 원화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환헤지가 필요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아세안펀드 3년 수익률은 107.65%로 해외주식형 펀드 중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펀드매니저인 알란 리차드슨은 1997년부터 16년간 아세안시장을 분석해온 전문가로, 국가별 정세변화에 따른 투자비중 조절 능력이 탁월한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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