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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금융사 잇단 한국 증권맨 모셔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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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3-13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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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중국 금융사들의 한국 증권맨 모셔오기 경쟁이 치열하다.

최근 거래대금 급감에서 촉발된 업계 불황 장기화로 증권사 인력 구조조정이 가속화하자 이들 이탈자를 영입하기 위해 물밑 스카우트 경쟁도 감지되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공상은행은 지난해 국내 증권사 크레딧(신용) 애널리스트와 기업심사 분석 대상 인력을 일부 채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헤드헌팅 회사 관계자는 "다른 헤드헌팅 회사를 통해 현재 모 증권사 인력이 중국 금융사로 이직을 검토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최근 프랍 트레이딩(자기자본매매)을 했던 운용인력도 중국 금융사 진출을 의뢰했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 금융사의 러브콜은 일반 기업 분석 담당 애널리스트로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한국물과 기업 투자를 하고 싶은 중국 금융사의 수요는 늘고 있는데 국내 기업 정보가 부족해 중국 금융사들이 국내 기업분석 애널리스트를 유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실제로 몇 몇 연구원들은 헤드헌팅 회사로부터 관련 문의를 받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중국 금융권이 국내 인력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시기는 작년부터다. 중국의 경우 선물 및 파생부문 시장이 커지며 관련 인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지난해 주식워런트증권 규제가 강화돼 증권사들은 관련 사업 부서를 축소했고 인력을 감축하기 시작했다. 새 직장을 찾아야 하는 인력과 중국 금융권 수요가 맞아떨어진 셈이다.

특히 중국 금융권에서는 국내 크레딧 애널리스트, 채권 평가사에 대해 관심이 높다. 한국 대비 중국의 경우 아직 신용평가사 체계가 완비되지 않아 금융사나 기업이 직접 투자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관련 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국내 증시로 대규모 자금이 들어오는 최근 상황도 크레딧 인력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는 예다. 이들은 기업 신용 등급 등 국내 기업 정보에서 중국 인력보다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중국 내 부동산 개발 사업이 활발히 진행돼 관련 인력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3월 이후 국내 증권사의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중국 시장 진출 움직임의 가속화를 전망하는 이유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증권사들의 구조조정 대상이 지점 인력에서 애널리스트로 이동하고 있다"며 "3월 이후에는 크레딧 인력도 구조조정 대상이 돼 이직시장에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국내 인력이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에는 걸림돌도 많다. 우선 국내보다 낮은 중국 금융사 연봉이다. 통상 국내 크레딧 애널리스트 연봉은 성과급을 제외하고 1억5000만원에서 2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국 모 은행 직원 연봉은 600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또 중국에서 직원들에게 요구하는 수익률 범위 차이가 크다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는 운용 인력에게 요구하는 수익률이 20% 정도 되는데 중국은 40% 정도로 두 배 이상 높다"며 "중국 금융시장 환경상 못 맞출 수준은 아니지만 부담스럽다고 느끼는 인력이 많다"고 지적했다.

국내와 달리 투자일임 개념이 확립되지 못한 점도 중국 진출에 제약 요소다. 중국 금융사의 경우 투자 손실 책임을 운용사에 지우는 강도가 한국보다 강하다. 중국 은행과 달리 중국 증권사가 국내 증권사 인력 유치에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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