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금리 너무 낮아"… 대학기금 증권사 수익상품 기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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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3-13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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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금 일변도 탈피, 주식.채권 등 투자다변화<br/>기금 수조원 규모... 증권사 유치 경쟁 치열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 지난해 서울의 한 유명 사립대학은 2000억원 규모의 대학발전기금을 기존 은행 예금 일변도에서 국채와 토지주택채권 등으로 다변화했다. 투자 수익은 늘리면서도 원금 손실은 최소화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 지난 12일 삼성증권이 마련한 대학기금 운용전략 세미나에 주요 사립대학 기금운용 담당자들이 모두 모였다. 그동안 대학기금은 주로 안정적인 은행 예금에 투자해 왔으나, 최근 몇 년간 금리가 계속 떨어지자 새로운 투자처 찾기에 나선 것이다.

유례없는 저금리 기조로 투자 수익률이 갈수록 악화되자 대학기금들이 증권사 고수익상품을 넘보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과 한국사학진흥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4년제 사립대학들은 기부금·등록금 등으로 약 2조5000억원을 벌었다. 이 가운데 2조원 정도만 운영비 등으로 사용됐고, 나머지 4800억원은 고스란히 자산으로 남았다.

이런 식으로 쌓이는 대학들의 현금성 자산은 수조원대로 추산된다. 교육과학기술부 자료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전국 242개 대학교의 발전기금 모금액만 1조7700억원에 달했다.

그간 대학들은 기금을 은행예금에 맡기는 것을 일상화했다. 가장 안전하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금리가 3% 초반으로 떨어지면서 이야기가 달라졌다. 물가 상승 등을 감안하면 예금 이자수익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한 대학 기금운용 관계자는 "인구 구조 변화로 인해 학생수가 줄면 등록금 수입에 의존하는 대학들의 재정이 어려워 질 수 있다"며 "결국 대학들도 투자 수익을 높여야하는데 은행 예금으로는 만족할 만한 수익을 얻기가 불가능해졌다"고 말했다.

국채 투자도 저금리 위험에서 벗어날 수 없는 형국이다. 현재 국내 10년물 국채금리 수익률은 3.02% 정도다. 반면 한국과 비슷한 경제구조를 가진 타이완와 싱가포르 등은 각각 1.18%, 1.40% 정도다. 홍콩은 0.81%에 불과하다. 한국 국채 금리가 더욱 떨어질 여지가 많다는 증거다.

한국보다 빨리 저금리 시대를 맞은 일본의 대학들도 과거 은행 예금 중심의 기금운용에서 주식 등으로 투자 대상을 확대했다. 현재 일본 사립대학은 회사채는 물론 주가연계증권·파생결합증권 등 비교적 투자 위험이 높은 상품에도 적극 투자하고 있다.

삼성증권 조완제 투자컨설팅팀장은 "현재 일본 사립대학은 학생수 감소로 인해 수입이 줄면서 절반 정도가 적자 상태"라며 "결국 투자 수익으로 등록금 감소 등을 만회해야 하는데 은행 금리로는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학들의 투자 수익 확대 요구가 늘면서 증권사들도 발빠르게 고객 유치 경쟁에 나서고 있다. 안정적이면서도 예금 금리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다양한 상품도 내놓고 있다. 특히 운용 안정성을 높인 원금보장형 구조화 상품이 대표적이다.

조 팀장은 "저금리에 지친 대학기금 운용자라면 원금을 보장하면서도 두개 이상의 투자 대상을 섞어 성공 확률을 높인 상품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며 "투자를 잘하는 대학들은 발전하고 그렇지 못한 대학들은 재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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