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규하 기자=북한의 ‘핵그늘’아래에서 각 정부부처의 안전 강화 철저가 하달된 가운데 세종정부청사를 지키는 특수경비원들의 노고가 착취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세종정부청사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특수경비대원들은 부당한 근무 시간·적은 월급 등 노동력을 착취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세종정부청사 특수경비대원들에 따르면 경비대원 파견업체 A사가 특수경비대원들에게 사전 약속한 노동시간과 월급 등 처우를 무시하고 노동력 착취를 하고 있다. 세종정부청사 각 부처를 지키는 특수경비대원 145명 중 98명은 고용노동청에 진정서를 제출한 상태다.
지난해 11월 행정안전부는 세종청사 특수경비용역 입찰공고를 실시하면서 A사가 109억원을 써내 낙찰됐다. 종합인재서비스그룹을 표방하고 있는 A사는 용역회사인 HR아웃소싱 업체로 500여 고객사와 거래하고 있는 중견업체다.
하지만 이 업체는 경비원들에게 경비 복장과 구두 등 관련 보급품을 부족하게 지급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기온차가 큰 세종시 근무환경으로써는 평균 영하 10~20도까지 떨어져 얇은 외벌로 추위와 싸워왔다는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주당 평균 40시간 근무’라는 경비원 모집 공고와는 다르게 주당 평균 77에 달하는 근무를 서는 등 부당노동행위에 몸살을 겪고 있다. 이에 따른 피로도는 청사 보안에 구멍이 생길 수 있는 사각지대인 셈이다.
특히 근무 시간을 보면, 특수경비원들은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 후 다음날 24시간 근무 체제로 변환돼 왔다. 그 다음날은 10시간 근무에 투입되는 등 한 달에 이틀 쉴 수 있는 처지다.
아울러 주말근무의 경우는 휴일근무수당이 8100원에 그치는 등 특수경비원 월급은 180만원 남짓이라는 것. 가계 생활에 도움이 안 되는 적은 비용으로 노동력만 착취당하고 있다는 게 특수경비원들의 하소연이다.
한 특수경비원은 “A사가 낙찰 받은 금액만 보면, 1인당 280여만원 정도 지급돼야하지만 경비 용역으로 1인당 100여만원을 용역업체가 챙기고 있다”며 “세종시 정부청사에서 근무한다는 자부심은 잠시, 열악한 근무환경을 A사는 묵살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A사 고위 관계자는 “현재 본사에서 이사급과 팀장이 내려가 근무환경에 대한 부분을 살피고 있으며 특수경비원들과 개선을 위한 타협에 나서고 있어 조만간 처우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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