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가구 중 25%를 넘어선 1인 가구와 남성보다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아진 20대 여성층이 새로운 소비 주체로 부상하면서 기존 4인 가구 중심의 국내 소비 구조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1인 가구와 20대 여성층은 장기 불황으로 인한 내수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경제의 새로운 활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반면 2000년 31.1%였던 4인 가구 비중은 2010년 22.5%로 낮아졌으며 2015년이 되면 18.8%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소비와 관련된 의사결정은 개인이 아닌 가구 단위로 이뤄진다”며 “가구 구성이 바뀌면 수요 측면에서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젊은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늘어나면서 1인 가구 비중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1인 가구와 소비력을 갖춘 젊은 여성층이 핵심 소비 집단으로 성장하고 있는 현상을 일컫는 신조어가 ‘솔로 이코노(Solo Economy)’다. 뉴욕대 사회학과 교수인 에릭 클라이넨버그가 자신의 저서에서 처음 언급한 뒤 전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솔로 이코노미는 불황으로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기업들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경제위기 등으로 인한 소득 감소로 다인 가구를 타깃으로는 더이상 수요를 늘리기 어려워졌다. 이에 반해 여성 소비층을 포함한 1인 가구의 경우 차별화된 제품 및 서비스만 개발한다면 얼마든지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
이동훈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그동안 대부분의 정부 정책과 제품, 서비스 등이 4인 가구 중심으로 흘러왔다면 앞으로는 1인 가구와 여성 소비층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소비 트렌드에 민감한 기업들도 이미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가전 및 가구 시장에서는 소형화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벽걸이형 세탁기와 문이 하나인 냉장고, 성능은 동일하지만 크기가 작아진 스마트 TV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또 일상생활 속에서 간편함을 중요하게 여기는 1인 가구 구성원들의 성향을 반영해 소용량 식품의 출시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지난해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간편식 매출은 전년 대비 44% 증가했다.
금융권은 경제적 안정을 지원하는 월지급식 금융상품을 잇따라 선보이는가 하면 여성 특화형 신용카드와 젊은층을 타깃으로 한 모바일 금융상품 등을 활발히 출시하고 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실물경제팀장은 “1인 가구의 증가가 제품 및 서비스와 주택시장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솔로 이코노미에 대응하려면 양보다 질적 향상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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