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 갈등 심화되나…주파수 정책 3곳으로 갈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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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3-18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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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여야의 정부조직법 개정안 합의에 따라 주파수 정책이 방송과 통신으로 분리되면서 양 진영의 갈등이 오히려 심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17일 이뤄진 정치권의 정부조직법 합의 결과 전파·주파수 관련 사항은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하되 통신용 주파수 관리는 미래부, 방송용 주파수는 방송통신위원회 소관으로 하도록 했다.

신규 및 회수 주파수 분배·재배치 관련 심의는 국무총리 산하 국무조정실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중립적인 주파수심의위원회를 설치해 담당하도록 했다.

주파수 정책 분리에 대한 전문 학자들의 비판이 거센데도 불구하고 기존의 잠정안을 그대로 확정한 셈이다.

관련 학자들은 이같은 안에 대해 전파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것으로 말도 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비전문가들인 정치인들이 나서서 산업을 망치게 생겼다는 우려가 이어졌는데도 결국 정치적인 타협에 주파수 정책이 희생양이 돼버렸다.

방송과 통신의 주파수 정책 관리 부처가 분리되면서 우선 디지털 전환에 따른 700MHz 대역의 아날로그 주파수의 통신용 용도변경이 늦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기존 방통위에서도 이 대역을 통신용으로 전환하려 했으나 지상파 업계의 반발에 따라 회수를 올해 10월로 미루기로 결정하는 등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지상파가 이용하는 주파수의 이통용으로의 용도변경은 세계적인 현상이다.

위성방송, 케이블, IPTV 등 다매체가 확산되면서 지상파 직접수신이 줄어들고 방송의 영역이 무너지고 있는 가운데 통신과의 경계가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N스크린이나 IPTV 등 새로운 기술을 이용한 방송 시청이 늘어나면서 통신 트래픽의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주파수 정책의 분리로 방송·통신의 융합은 커녕 오히려 양 진영을 다른 부처가 대변하면서 정부 조직간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SO(종합유선방송)와 위성방송 등 뉴미디어 관련사항은 미래부가 맡게 됐으나 이를 허가·재허가하는 경우와 관련 법령의 제·개정시 방통위의 사전 동의를 받도록 합의한 것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미래부의 산업 진흥 관점의 정책에 야당이 방통위를 통해 태클을 걸 수 있게 됐다.

방송광고정책과 편성평가정책, 방송진흥기획, 개인정보보호윤리 정책도 방통위에 남는 것도 물러선 모양새다.

기존 하나의 독임부처를 신설하는 안을 관철하지 못하고 진흥은 미래부로, 규제는 방통위로 나눈다는 애초 안이 이런 결과를 나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방송과 통신을 아우르는 융합부처를 신설한다는 방안에서 후퇴해 규제를 담당하는 방통위를 남기면서 진흥과 규제의 분리가 아니라 오히려 방송과 통신이 나뉘는 결과가 돼 양 진영의 갈등만 커지게 됐다는 비판이다.

방송과 통신 양 진영의 갈등을 최소화하는 운용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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