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스타힐스

<충정로 칼럼> 고졸채용, 개인소득은 늘리고 사회적 비용은 줄인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3-04-25 16:1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박재준 신용보증기금 경영지원부문 이사

최근 기획재정부는 2016년까지 공공기관 신규 채용의 40%를 고졸자로 뽑고, 고졸사원의 첫해 연봉을 대졸사원 1년차 연봉의 70%이상 수준으로 책정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한 입사 4년 후엔 대졸 초임 연봉과 같은 수준으로 인상하고 신분도 대졸사원과 같아지도록 했다.

이 정책의 시범기관인 신용보증기금(이하 신보)은 얼마 전 신입사원 채용 시 8명을 고등학교 졸업자로 충원했다. 이들과 대졸사원의 연령차는 작게는 4년, 크게는 14년이다.

한 19세 고졸사원은 서울 소재 특성화고 출신으로 전 학년 학업성적이 매우 우수해 소위 명문대학을 진학할 만한 실력을 갖췄지만,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신보에 입사했다.

또 33세 대졸사원은 서울의 명문대를 졸업했지만 유학, 인턴 등 다양한 경험을 쌓느라 취업이 늦었고 결국 나이제한이 없는 신보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신보는 고졸자의 승진을 제한해 '유리천장'이란 지적을 받아온 대졸·고졸 단일직군을 탈피, 고졸별도직급인 6급을 신설했다. 또 본인의 희망에 따라 야간대학에 진학할 경우 학비지원은 물론 주간대학을 나온 경우와 같은 처우를 보장하고 있다.

결국 고졸 신입사원은 대졸 신입사원에 비해 사회진출을 약 10년 가까이 앞당기는 것은 물론 비용면에서도 학비, 생활비 등 상당액의 기회비용을 절감하게 된다.

여기에 10년 동안 받은 급여소득까지 계산하면 대졸 신입사원의 수입을 크게 앞지를 뿐 아니라 이외에 부가적으로 얻은 복지까지 고려하면 그 소득 차가 더 커질 게 분명하다.

개인의 소득 뿐 아니라 사회적 비용을 생각해도 최근 정부의 고졸채용 확대 정책은 매우 바람직하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고졸채용이 확대되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1%가량 상승할 것이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교육을 통해 얻은 지식과 기술이 산업현장에 투입돼 노동생산성 향상에 기여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인적자본 성장률도 하락하고 있다. 결국 학벌이나 '스펙'을 쌓는데 시간을 허비하기보다 조기 사회진출을 통해 기업에서 요구하는 실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고졸채용 확대는 과도한 자녀교육비 부담 등으로 노후를 준비할 겨를도 없이 은퇴를 했거나 은퇴를 앞둔 베이비 부머 세대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전체 국민의 20%가 65세 이상인 초고령화 시대를 앞두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정부의 복지예산만으로 국민의 노후를 보장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고졸 사원은 부모에겐 효자이고, 국가적으로도 비용을 절감하게 해주는 고마운 인재이다. 입사 후 4년 뒤 대졸사원과 급여수준이 동일해지는 만큼 고졸사원의 업무능력 역시 그만큼 향상시켜야 하는 것은 기본이며 이는 채용한 기업의 온전한 몫이다.

신보의 경우 고졸사원이 충분한 업무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정도로 맞춤형 멘토교육 등 최적화된 연수 프로그램을 준비해 놓았다. 또 인성을 중요시 하고, 창조적 사고를 기반으로 직원 간 융화를 통해 집단지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꾸준한 연수프로그램을 계획 중이다.

자식은 반드시 대학을 가야한다는 부모의 인식과 고졸자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결국 '3포(결혼·취업·출산 포기) 세대'라고 불리는 젊은 세대들을 낳았다.

고졸채용이 확대되고 신보처럼 치밀한 연수프로그램이 제공돼 고졸자들이 사회에 조기 정착하고 핵심인재로 성장해 나간다면 학력보다 능력이 우대되는 사회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