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에 따르면 오후 2시20분을 기점으로 주요 방송사와 금융사들의 전산망에 장애가 생겼다는 신고가 일제히 접수됐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관계자는 "동시다발적으로 신고가 들어와 현장에 수사관을 급파했다"며 "현장에서 사이버테러 등 다양한 가능성을 점검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피해를 본 업체들은 모두 LG유플러스 통신망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이 통신망을 통해 인터넷주소를 변조 후 동시다발적인 테러를 감행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KBS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서울 여의도 KBS 본사 사옥 내 수백대의 컴퓨터 전원이 일제히 꺼졌으며 재부팅을 시도하자 '부팅 파일이 삭제됐다'는 메시지와 함께 부팅이 되지 않았다. 각 출입처에 있던 해당 방송사 기자들의 경우, 뉴스룸·인트라넷 메일 등이 다 안 되고 방송국에서는 인터넷 자체가 먹통이라고 전했다.
YTN 관계자는 "오후 2시 20분을 기해 사내 전산망이 일제히 마비되고 약 500대에 달하는 사내 컴퓨터가 다운됐다"면서 "재부팅이 되지 않으며 외부에서 보도정보시스템 접속도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MBC 관계자는 "방송은 제대로 나가고 있지만 전체 전산망이 다운된 게 맞다"고 전했다.
신한은행 등 금융기관 역시 비슷한 시간대부터 전산 장애 현상을 겪었다. 신한은행은 20일 오후 2시 15분께부터 지금까지 인터넷뱅킹과 스마트뱅킹 등의 이용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본점 전산시스템이 장애를 일으켰다며 현재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농협 관계자도 "오후 2시 반부터 일부 영업점 직원 단말기, 자동화기기 장애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들어오고 있다"며 "아직 정확한 사태 파악을 못하고 있지만, 전산망 완전 마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정부통합전산센터에 따르면 국가정보통신망에는 아무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각급 행정기관과 지자체 연계망은 내부망, 인터넷망 모두 아무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내정자가 국가안보실을 비공식적으로 가동, 국방부와 국정원, 경찰 등 유관 부서로부터 피해 상황과 원인 등에 대한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한이 최근 긴장 관계를 높이고 있는 만큼 북한에 의한 사이버 테러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청와대는 현재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내정자가 위기관리센터를 중심으로 외교안보수석실·미래전략수석실 비서관들과 함께 합동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상황이 파악되는 대로 국민께 소상히 알려드리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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