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에 놀랐던 수출주 달러강세에 '활짝'… "이익 크게 늘 전망"

원·달러 10원 ↑, IT·자동차 이익 1조원 증가

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엔화 약세로 수출 감소를 우려하던 기업들이 최근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한숨 돌리게 됐다. 대표 수출종목인 정보기술(IT)과 자동차는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이익이 1조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투자증권이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070원을 기준으로 10원 상승할 경우 기대되는 국내 기업들의 이익 상승분을 분석한 결과, IT와 자동차 2개 업종에서 올해 이익 규모가 1조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IT 업종의 경우 올해 영업이익이 원·달러 환율 1070원에서 38조4370억원, 1080원에서는 39조1400억원으로, 7030억원 가량 늘어나며, 외환손익을 포함한 전체 세전이익은 7070억원(1.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IT에서 삼성전자는 34조7170억원에서 35조6140억원으로 8970억원의 이익 증가가 가능할 것으로 분석됐다.

자동차는 환율 1070원에서 세전이익이 27조6830억원, 1080원에서는 28조690억원으로, 3860억원(1.4%)의 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자동차 업종에서는 현대차가 1220억원(1.2%), 기아차 1110억원(2.5%), 현대모비스 790억원(2.6%)의 이익 증가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 두 업종 외에 건설, 철강, 유틸리티, 정유, 항공, 화학, 통신 등 나머지 업종은 원·달러 환율 상승이 마이너스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분석됐다.

유틸리티는 3250억원(-5.9%), 철강 1530억원(-3.6%), 정유 620억원(-1.6%), 항공 220억원(-1.4%), 화학 120억원(-0.3%), 건설 70억원(-0.2%), 통신 90억원(-0.2%)의 이익 감소가 예상된다.

그러나 IT와 자동차의 비중이 큰 만큼 전체적으로는 5000억원(0.5%)의 이익 증가가 나타날 것으로 추산됐다.

KB투자증권 김성노 연구원은 "작년 4분기부터 엔화약세가 빠르게 진행됐으나 지난달부터는 달러 강세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이런 현상이 한국 증시 저평가의 가장 큰 원인이던 IT, 자동차 업종의 저평가 해소에 기여하고 전체적으로 주식시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최근 환율이 1120원까지 갔는데 이는 작년 말보다 50원가량 오른 상태"라며 "2분기 실적부터 이익 증가분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