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사들의 베트남 건설시장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사진은 GS건설이 시공한 빈로이교가 위치한 호치민 시내 전경. [사진제공 = GS건설] |
이 가운데 기존 국내 건설사들의 텃밭이었던 중동 오일 산유국에 이어 베트남·인도네시아·태국·필리핀·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국가들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주목 받고 있다.
◆수주지역·공종다변화, 동남아서 결실
건설사들은 아시아 지역의 중요성을 알고 진출 터전을 닦아놓은 상태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3월 현재 동남아 국가 전체 수주액은 약 48억3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12억8000만 달러의 4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특히 이중에서도 베트남은 지난해 세계에서 넷째로 많은 33억 달러의 수주고를 올리는 등 건설사들의 주요 목표가 되고 있다.
GS건설과 SK건설은 지난 1월 이곳에서 21억 달러 규모 정유-석유화학 플랜트 공사를 공동 수주하는 등 벌써 지난해 수주액의 60% 이상을 달성한 상태다. 지역별로는 올해 현재 해외건설 수주 1위다.
중동 위주로 건설공사 수주를 따내던 건설사들의 눈이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로 향하고 있는 데에는 그동안 꾸준히 펼쳐온 지역다변화 전략의 성과로 풀이된다.
건설사들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국제유가에 민감한 플랜티 시장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바꾸기 시작했다. 최근 몇 년간 자스민 혁명 등으로 중동 정세가 불안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중동 지역은 국내 건설사들간 치열한 경쟁으로 저가 수주 및 수익성 악화 등의 문제점이 불거지고 있었다.
동남아 국가에서 사업을 진행할 때 고질적인 걸림돌이었던 금융 리스크도 상당 부분 해소됐다. 수출입은행이 적극적으로 금융지원에 나섰기 때문이다.
올초 GS건설과 SK건설이 공동수주한 호치민 응이손 정유프로젝트는 수출입은행이 지난해말 프로젝트 파이낸스 방식의 11억 달러 금융지원을 선결정해 수주를 확정지은 ‘선금융 후발주’ 사업의 대표적인 사례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사업 초기단계부터 국제금융공사, 일본국제협력은행 등과 핵심대주단을 구성해 적극적인 지원을 해왔다”며 “2년여에 걸친 협상 끝에 베트남 정부의 지원을 끌어내 성공리에 수주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베트남 정세가 안정적인 것도 장점인데다가 현지 분위기도 호의적이다. 베트남 건설교통부 건교관은 “베트남은 동남아시아국합연합 중에서도 정치적 안정이 경제적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며 “근면한 국민성과 잘살아보겠다는 의지력이 한국인 정서와 잘 맞아 한국 건설사들의 진출에도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GS건설과 SK건설이 수주한 베트남 응이손 정유·석유화학플랜트 사업지 위치도. |
금융기관 및 베트남 현지의 지원에 힘입어 국내 대형 건설사들은 베트남에서 새 성장동력 발굴에 나서고 있다.
GS건설은 지난 2009년 수주한 싱가포르 지하철 사업을 발판으로 베트남 인프라 건설시장에 진출했다. 현재 도로 및 교량 등 토목 프로젝트를 3건 진행 중이고 지난해 8월에는 약 4억3900만 달러 규모 호치민 메트로 1호선 2공구를 수주했다.
GS건설 관계자는 “향후 베트남 정부 후속 발주 예정인 호치민시 지하철 6개 노선과 수도 하노이시 지하철 5개 노선 사업에서도 수주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수처리 사업 분야도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GS건설은 지난해 호치민시 사와코와 상수도 분야 공동연구 및 기술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물산업 시장 진출을 위한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2011년 하노이 몽즈엉타운 14억6200만 달러 규모 석탄화력발전소 공사를 수주해 공사를 진행 중이다. 또 아파트·빌라·주상복합 및 상업·업무시설을 짓는 하노이 주거복합 개발사업과 450실 규모의 5성급 호텔 공사도 추진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하노이 타이 빈 지역에 총 발전용량 1200KW급인 베트남 최대 규모의 석탄화력발전소를 짓고 있다. 약 3억4500만 달러 규모의 베트남 오몽 화력발전소는 설계·구매·시공을 함께 하는 일괄도급방식으로 수주·진행 중이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급속한 경제개발로 전력난이 가중되고 있는 베트남 발전시장은 에너지 발전사업을 미래 핵심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새로운 기회의 땅”이라고 강조했다.
SK건설은 GS건설과 함께 따낸 응이손 정유 프로젝트를 발판으로 베트남 시장 확장을 위해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정유·발전 플랜트 및 인프라 구축을 위한 토목 프로젝트가 다수 예정돼 앞으로도 국내 건설사들의 진출이 꾸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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