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키 파울러는 먼 거리 퍼트를 할 때엔 일반적인 리버스 오버랩 그립(왼쪽)을, 꼭 넣어야 하는 퍼트를 할 때엔 크로스 핸디드 그립(오른쪽)을 한다. [골프다이제스트]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2011년 한국오픈에 출전한 리키 파울러(미국)에겐 독특한 점이 많다.
주황색을 좋아하고, 반항아처럼 모자를 비스듬히 돌려쓴다. 그 뿐 아니다. 세계랭킹 29위인 그는 퍼트할 때 두 가지 그립을 혼용한다. 이는 지난해 5월 웰스파고챔피언십에서 미국PGA투어 첫 승을 올리기 직전주에 붙인 습관이다. 미PGA투어프로 중 그처럼 한 라운드에서 두 가지의 퍼팅그립을 하는 선수는 찾아보기 힘들다.
일반적인 리버스 오버랩 그립 |
크로스 핸디드 그립 |
그러나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3m 안팎의 짧은 퍼트를 할 때엔 ‘크로스 핸디드’ 퍼팅 그립을 한다. 이 그립은 왼손이 아래쪽에 위치하고 두 손바닥이 마주보는 형태다. 캐리 웹, 박세리 등이 이 그립을 한다.
파울러가 한 라운드에 이 두 가지 퍼팅그립을 혼용하는 것은 각각의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리버스 오버랩 그립은 오랫동안 해왔기 때문에 편하다. 터치감이 좋아 볼을 멀리 보내 홀에 붙이는데 유용하다. 그래서 먼 거리의 퍼트를 할 때엔 이 그립을 취한다. 또 브레이크가 심한 라인에서도 이 그립을 하면 원하는 지점(변곡점)으로 볼을 잘 보낼 수 있다.
크로스 핸디드 그립은 오른손이 위에 위치하므로 오른팔 상박이 왼팔 상박보다 몸에 더 가까이 가게 마련이다. 자연히 오른 팔꿈치도 고정시킬 수 있으므로 견고한 스트로크를 할 수 있다. 파울러는 “크로스 핸디드 그립은 임팩트존에서 퍼터헤드가 목표라인 위에 오랫동안 머무르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퍼트의 정확성을 높이는데 쓸모가 있다는 얘기다. 그는 “반드시 넣어야 하는 3m 거리의 버디퍼트를 남겼을 땐 이 그립으로 바꿔 스트로크해보라. ‘뗑그렁’ 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고 덧붙인다.
파울러는 올해 미PGA투어의 ‘스트로크 게인드 퍼팅’ 부문에서 26위, 토털 퍼팅 부문에서는 13위를 달리고 있다. 그는 “골프에서는 간단한 변화를 주는 것만으로 신선한 느낌을 받는다”며 퍼트가 뜻대로 안돼 고민하는 골퍼들에게 두 가지 그립을 혼용해보도록 권장한다. 다만, 두 퍼팅그립에 익숙해지도록 라운드에 앞서 충분한 연습을 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