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베트남 건설현장에서 취재차 만난 GS건설의 윤석봉 빈틴교 현장소장의 말이다.
올해로 만 59세인 윤 소장은 만 55세이던 정년을 연장해 교량 건설현장에서 굵은 땀을 흘리고 있었다. 지난 35년여간 현장에 애정을 쏟다가 베트남으로 오게 됐고, 제2의 인생을 연 셈이다.
"앞으로도 얼마든지 더 일할 수 있다"는 그는 현지 대규모 공사를 일군다는 자신감으로 가득했다.
베트남은 최근 동남아시아 중요 거점으로 분류되면서 최근 들어 국내 건설사들의 진출이 이어지고 있는 곳이다. 그만큼 한국인 근로자들의 해외 파견도 많아졌다.
대부분 직원들은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다는 자부심으로 외로운 해외생활을 견디고 있다. 베트남에 진출한 업체가 많고 한류 열풍 역시 거세 한국에 대한 현지 평가가 좋은 점도 위안거리다.
각박한 한국에서 벗어나 따뜻한 날씨의 베트남에서 출근 전과 퇴근 후 수영 및 조깅을 즐기는 현장 직원들이 적지 않다. 근처 관광지를 둘러보거나 휴가를 이용해 말레이시아나 필리핀 등 가까운 동남아 지역으로 여행을 떠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향수병 등 고충도 없지 않다고 한다. 매년 5차례 정도 한국을 들른다는 한 부장급 직원의 경우 자비로 왕복요금을 부담하기도 했다.
이마저도 모자라 최근 방학을 맞아 가족들이 아예 베트남에서 수십일을 지내다 갔다. 베트남에 온지 1년 반가량 됐다는 한 직원은 "당연히 집이 그립고 가고 싶지만 완공까지는 아직 2~3년이 남아 복귀는 언강생심"이라며 아쉬워했다.
사명감만으로는 쉽지 않은 해외생활에서 수놓인 그들의 꿈이 결국 대한민국 건설산업의 원동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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