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일 영웅을 기리고 역사적 교훈을 일깨우기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항일드라마를 장려했지만 변색되고 과장된 항일드라마가 판을 치면서 오히려 역사 왜곡을 초래했다고 중궈왕(中國網)이 26일 보도했다.
지난해 중국 전역에서 황금시간대에 방송된 200여개의 드라마 가운데 항일전쟁과 첩보전을 소재로 한 드라마만 70개 이상에 달했으며 심지어 지난달에는 한 배우가 1년간 200차례에 걸쳐 일본군을 연기해 극중에서 많게는 하루에 8번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항일드라마 남발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또한 극중에서 항일 영웅들이 너무나도 손쉽게 일본군을 대량사살하는 등 항일투쟁이 보잘 것 없는 것으로 비춰지고 있어 주시청층인 청소년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이와 함께 "드라마 제작사들이 수익을 우선시 하더라도 최소한의 역사적 사실은 존중해야 한다"며 "관련 당국역시 지나치게 오락성에 치중한 항일드라마 촬영을 임의로 비준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얼마 전 정협위원으로 선출돼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에 참석했던 유명 영화배우 천다오밍(陳道明) 역시 항일드라마의 지나친 오락화를 날카롭게 비판했다. 그는 “일부 항일드라마가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역사를 제멋대로 왜곡하고 있다"며 "왜곡된 항일드라마가 판을 치게 놔두는 것은 우리 스스로 당시의 역사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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