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지는 금호家 형제갈등, 어디까지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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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3-29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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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재홍 기자=금호그룹 내 형제갈등이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발단은 최근 금호석유화학에서 금호산업에 어음금 반환청구소송을 내기로 한 것이 알려지면서 시작됐지만, 금호아시아나의 주주총회 사내이사 선임안에 대해 금호석화 측에서 반대입장을 밝히며 한 동안 가라앉아 있던 갈등의 골이 다시 드러나고 있는 양상이다.

29일 오전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열린 주총에서 아시아나항공은 금호석화 측에서 반대입장을 밝혔던 서재환·한창수·이성근 사내이사 선임안을 포함해 5개의 안건을 이의없이 만장일치로 처리했다.

당초 이날 안건에 반대 의견을 개진했던 금호석화가 이날 주총장에서 반대의견을 내며 갈등을 키울 수 있다는 예상도 있었지만 금호석화 측은 이날 참석하지 않았다.

그러나 두 형제간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

이날 주총 안건을 둘러싼 금호아시아나와 금호석화의 갈등도 사실상 박삼구, 박찬구 회장의 충돌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현재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7.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30.8%를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로 올라서 있고,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이 7.2%의 지분을 소유한 금호석화가 아시아나항공의 12.6%의 지분을 가진 2대 주주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지난 2010년 사실상 두 회장이 돌아선 이후 2대 주주인 금호석화 측에서 조총 안건에 대한 반대 의사를 내비친 적은 있었지만, 사내이사로 선임된 이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구체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의 또 다른 관계자 역시 “금호석화의 이번 반대가 표면적으로는 2대주주로서 경영적 책임을 내세우고 있지만 최근 ‘금호’의 상표권료를 둘러싼 갈등이 불거진 만큼 이번 일도 그에 연장선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금호그룹은 지난 2010년 고(故) 박인천 금호그룹 창업주의 3남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4남인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이 대우건설의 인수문제를 두고 일으킨 의견충돌이 경영권 분쟁으로 커지며 사실상 둘로 쪼개졌다.

이어 양 측은 지난해 금호석화가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를 그룹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해 패소한 바 있다.

당시 금호아시아나 측은 “금호석화가 계열분리를 원한다면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의 지분을 처분하면 된다”며 소송의 목적이 박삼구 회장의 경영권을 흔들기 위한 것이라고 맞선 바 있다.

두 형제간 갈등은 금호석화 측에서 상표권 문제와 관련해 제기할 것으로 알려진 소송의 결과에 따라 향방이 다시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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