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업무상 횡령 혐의로 기소된 버스운전기사 송모씨 등 13명에 대해 신문조서 과정에서 형사소송법상 피의자에게 부여된 권리를 무시한 채 작성된 조서는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일 밝혔다.
재판부는 우선 원심과 같이 진술거부권 행사 여부와 관련해 피의자의 자필 또는 서명이 없는 신문조서는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또 피의자가 변호인 참여를 요구했음에도 이를 배제한 채 작성된 조서 역시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의자가 변호인의 조력을 받겠다고 말했음에도 경찰은 변호인이 참여하지 않은 상태에서 신문을 계속했다”면서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이기 때문에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은 없다”고 판시했다.
송 씨 등은 공항버스 소속 운전기사로 재직하면서 탑승객의 승차권을 빼돌린 뒤 다른 탑승객에게 현금으로 되파는 수법으로 적게는 몇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원씩 회삿돈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하지만 1·2심은 “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고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공소사실을 특정할 수 없다”며 이들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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