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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이라면서 회장님 월급은 쑥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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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4-0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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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지난해 유통업계 오너들의 연봉이 대폭 인상된 것으로 드러났다.

소비심리 악화로 유통업체들의 실적이 저조함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연봉은 수억원 넘게 인상돼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연봉과 별도로 해마다 수백억원씩 배당금도 챙기고 있어 일반인들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요 유통업체 오너들의 연봉은 전년 대비 최대 2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연봉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올라온 사업보고서를 토대로 등기임원 1인당 평균 지급액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등기임원들에게 지급된 보수가 가장 큰 폭으로 오른 유통업체는 신세계와 이마트다. 이 두 업체는 대표이사들의 퇴임과 맞물려 퇴직금이 발생하며 등기임원에게 지급된 급여가 전년 대비 100% 넘게 증가했다.

신세계의 경우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을 포함한 등기이사 3명에게 지급된 1인당 평균 지급액이 16억원 수준이었다. 이마트에서는 정 부회장을 비롯한 등기이사들이 1인당 18억원을 수령했다. 이는 각각 지난 2011년과 비교해 118%·109%씩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신세계와 이마트의 매출 성장세는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는 매출이 5% 남짓 늘어나는 데 그쳤고, 영업이익은 오히려 7%가량 줄었다. 이마트도 지난해 불황과 영업규제의 영향으로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신세계 관계자는 "이마트와 신세계 모두 대표이사들의 퇴임으로 인해 퇴직금이 더해지며 급여가 높게 나왔다"며 "공개할 수는 없지만 실질적으로 등기임원들이 수령한 보수는 전년보다 줄었다"고 해명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역시 연봉이 상승했다. 정 회장은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의 등기임원에 올라 있다.

정 회장은 지난해 이들 두 회사에서 각각 26억원·2억원씩 총 28억원의 급여를 받았다. 이는 전년 26억원과 비교해 9% 이상 늘어난 금액이다. 이 기간 현대백화점 매출은 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 감소했다.

반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연봉이 20% 이상 줄었다. 신 회장은 지난해 롯데쇼핑을 비롯해 코리아세븐·롯데정보통신·롯데알미늄·롯데제과·롯데케미칼 등 6개 계열사 등기임원을 맡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이들 6개 계열사에서 지난해 총 33억원을 급여로 받았지만 이는 2011년보다 10억원 남짓 줄어든 규모다. 경기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을 감안해 자신의 급여를 스스로 반납했기 때문이다.

유통·식음료 업계에서 최고 급여를 받는 오너 경영자는 이재현 CJ그룹 회장(66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1년보다 15% 늘어난 수치다. 이 회장은 현재 7개 계열사 등기이사를 맡고 있다.

이와 관련, 재계 관계자는 "그룹 오너들이 등기임원 자리에 올라 연봉을 받는 것 자체를 비난할 수는 없지만 매년 주식 배당으로 수백억씩 챙기고 있기 때문에 여론의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경기불황으로 인해 유통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은 상황에서 그룹 경영진들의 연봉을 인상한 것은 문제로 지적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회는 현재 상장사의 개별 임원 보수를 공개하는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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