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금융정책은 '빚과 대출'…저축엔 무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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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4-02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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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박근혜 정부가 서민 중심의 금융정책을 강화하고 있지만, 지나치게 가계부채 해결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 시점에서 빚을 해결하는 게 급선무지만, 서민들이 재산을 증식할 수 있는 정책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금융정책 핵심 '빚과 대출'

2일 정부와 금융권에 따르면 새 정부의 금융정책이 가계부채 해결과 서민 대출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지난달 28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박근혜정부 2013년 경제정책방향'에 담긴 금융정책도 마찬가지다.

재정부는 올해 미소금융, 햇살론, 새희망홀씨, 바꿔드림론 등 서민대출을 5000억원 늘린 4조원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최대 역점 과제인 국민행복기금 운영도 가계부채 해결을 위한 것이다.

모두 필요한 정책들이지만 서민들이 저성장·저금리, 고령화 등에 대응해 재산을 안정적으로 늘리는 데 도움이 될만한 실질적인 방안은 없다. 그나마 올해 재형저축이 부활하면서 서민들의 재산 형성 꿈을 키워줬다.

그러나 재형저축 열기도 잠시였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일 오전 8시 기준 은행권 재형저축 계좌수는 139만1015좌이다. 은행과 2금융권까지 합한 총 계좌수는 144만5035좌이다.

재형저축 판매 첫날인 지난달 6일에는 29만 계좌가 넘었지만, 소비자들이 재형저축의 장단점을 파악하면서 가입자가 크게 줄고 있는 추세다.

◆저축률 OECD국가 최저 수준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가계저축률 하락의 원인과 과제'에 따르면 가계저축률은 1990년대 초반 20%에 육박했지만, 2000년대 들어 계속 떨어져 2011년 4.3%를 기록했다. OECD국가 평균 가계저축률인 6.9%보다 크게 낮아 회원국 중 최저 수준이다.

금융당국도 나름대로 고민 중이다. 지난 2월 8~9일 금융위원회와 금융사들이 서울역 등에서 설 귀성객을 대상으로 저축 권장 캠페인을 벌인 바 있다. 그러나 저축이나 보험을 깨서 빚을 갚아야 하는 힘든 상황인만큼 이 캠페인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많았다.

막연한 저축 권장이 아니라 실질적인 도움이 될만한 상품과 서비스가 도입되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되레 정부는 고금리 정책에 제동을 걸었다. 산업은행의 다이렉트 상품이 대표적인 예다. 감사원이 다이렉트 상품의 역마진 문제를 지적했고, 산업은행은 'KDB다이렉트 하이어카운트' 금리를 0.55%포인트 내렸다. '다이렉트 정기예금' 금리 역시 0.25%포인트 내렸다.

금융사가 직접 저축을 권장하기도 부담스럽다. 자칫 과당 경쟁으로 비춰질 수 있어서다. 재형저축 유치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였을 때에도 금융당국이 마케팅 활동을 자제하라고 경고했다.

현 시점에서 은행권이 저축률 상승을 달가워하지 않는 것도 문제다. 시중은행 한 임원은 "은행이 투자할 자금은 충분히 보유하고 있지만, 오히려 투자할 곳이 없는 게 문제"라며 "은행 입장에서는 자금을 끌어모으는 게 절실하진 않다"고 말했다.

임일섭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금융분석실장은 "가계저축률을 높이려면 가계와 기업 부문의 소득 양극화 현상을 해소하고, 저소득층의 수입이 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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