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부동산대책> '중대형의 비애'… 부동산 대책에서도 '찬밥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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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4-04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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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수도권 중대형 집값 급락<br/>4·1 대책 초점도 85㎡이하 중소형 맞춰져 역차별 논란

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5년 전인 2008년 2월 집값이 11억2500만원까지 올랐던 경기도 분당신도시 장안건영 전용면적 162㎡ 아파트. 현재 이 아파트의 시세는 5억9000만원 선이다. 5년 새 집값이 무려 48%나 빠진 것이다.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 들어선 송도성지리벨루스 전용면적 129㎡ 아파트. 2008년 2월 9억원 가까이 이르던 집값은 요즘 4억9000만원 선에 머물고 있다. 이 아파트값 역시 5년 전에 비해 반토막이 난 셈이다.

‘애물단지’로 전락한 중대형 주택시장이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정부마저 내민 손을 잡아주지 않아 중대형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가 지난 1일 발표한 ‘4·1 부동산 종합대책’은 실수요자들과 다주택자들을 매수시장에 끌어들여 주택 거래량을 늘리겠다는 거래 진작책이었다. 하지만 혜택이 주어지는 대상 주택이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에 맞춰지다보니 중대형에 대한 역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는 9억원 이하 신규·미분양주택을 구입하거나 1세대 1주택자가 보유한 9억원·85㎡ 이하 주택을 올해 말까지 구입(계약 체결)할 경우 양도소득세를 5년간 면제키로 했다.

전용면적이 85㎡를 넘는 중대형 주택은 가격이 6억원 이하라 해도 양도세 혜택을 볼 수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번 대책으로 인해 강남권 재건축 85㎡ 이하 고가아파트들은 수혜를 입게 됐다.

생애 최초 구입자에 대한 취득세 한시 면제도 대상 주택이 85㎡·6억원 이하 주택으로 한정돼 있다. 하우스푸어 구제방안으로 내놓은 리츠에 매각이 가능한 주택도 85㎡ 이하로 정해졌다.

85㎡ 초과 주택에 대한 부분은 민영주택 청약가점제 제외(100% 추첨제 실시), 채권입찰제 폐지가 전부다. 하지만 이들 제도는 현 상황에선 큰 의미가 없어 실제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서울·수도권 전용 85㎡ 초과 아파트(입주) 81만7600가구와 미분양 주택 중 중대형 3만1000가구가 결국 이번 수혜 대상에서 제외된 셈이다.

전문가들과 시장에서는 이에 따라 중대형 아파트에 대해서도 구제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소한 이번 수혜 대상에서 제외된 6억원 이하의 중저가 중대형 아파트에 대한 대책이라도 나와야 공급 과잉에 시달리고 있는 인천과 경기도 김포·고양시 등 수도권 서북부 지역 주택시장의 정상화를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대형 아파트값은 이명박 정부 들어 큰 폭으로 하락했다. 부동산114가 집계한 통계를 보면 2008년 3월부터 올해 3월 말까지 서울·수도권 중소형 아파트는 7% 하락에 그친 반면, 전용 85㎡ 초과 중대형 아파트는 20%나 떨어졌다. 2008년 3.3㎡당 1548만원이던 서울·수도권 중대형 아파트 시세는 지난해 1360만원으로 낮아졌다.

용인시 죽전마을 현대홈타운4차 1단지 150㎡(공급면적 기준)는 2008년 2월 말 기준 7억7000만원에서 현재 4억2000만원으로 떨어졌고, 파주시 교하지구 우남퍼스트빌 181㎡는 같은 기간 8억500만원에서 4억4000만원으로 주저앉았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부동산 호황기에는 중대형 집값이 중소형에 비해 큰 폭으로 올랐지만 침체기에는 그 반대”라며 “현재로선 중대형을 소유한 하우스푸어들이 자력으로 빠져나오기 쉽지 않은 만큼 양도세 면제 대상 주택에 면적 제한을 없앨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도 “이번 대책에서 중대형 주택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이 빠져 있어 아쉽다”며 “올해 계획했던 중대형 공급물량을 다시 중소형으로 설계변경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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