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우로우 공식 블로그 캡처> |
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 대기업의 중소기업 디자인 베끼기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3일 중소 잡화디자인 업체 '로우로우'는 패션 대기업인 '리얼컴퍼니'가 자사의 가방 디자인을 무단으로 도용했다고 폭로했다. 리얼컴퍼니의 캐주얼브랜드 도크(DOHC)가 최근 출시한 패션 가방이 '로우로우' 제품과 동일하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로우로우는 지난달 28일 자사 페이스북을 통해 "도크가 최근 인기리에 판매 중인 DT2MAG201UX 가방 디자인과 로우로우가 지난해 출시한 'R BAG 1'의 디자인과 유사하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도크의 가방은 소재만 다를 뿐 우리 가방의 디자인과 색상이 똑같다"며 "더 악질적인 행태는 가방 가격을 우리 상품보다 높게 책정 한 뒤 출시 하자마자 30% 세일 판매해 소비자에게 혜택을 돌려 주는 것처럼 포장하는 것"이라고 폭로했다.
로우로우는 이를 입증하기 위해 자사의 가방과 도크의 가방 디자인을 비교한 사진을 페이스북에 게재했다.
이의현 로우로우 대표는 "로우로우는 10년을 고민하며 만든 브랜드이고 R백은 5개월의 제작 기간 동안 13번의 샘플링을 거쳐 출시된 상품"이라며 "현재 이 가방은 브랜드 시그니처 아이템(상징 제품)이자 전체 매출의 95% 이상을 차지하는 효자 상품"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시작하는 신진 디자이너에게 브랜드 하나 하나는 생명과도 같은데 대기업들이 이 부분을 쉽게 간과하는 것 같다"며 "그동안 상표권 침해 분쟁이 소모적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지만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강경 대응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건이 커지자 리얼컴퍼니 측은 전국 매장에서 논란이 된 상품을 전량 철수시켰다. 상품 디자인의 표절을 우회적으로 인정한 셈이다. 하지만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는 않은 상태다.
리얼컴퍼니 측은 "패션계에서 카피는 비일비재한데 왜이렇게 작은 일에 흥분하는 지 모르겠다"며 "일일히 대응할 의무는 없지만 곧 공식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다수 네티즌들은 "이번에도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가 되지 않았다면 묻혔을 것. 큰 기업일수록 더 많은 사회적 책임이 요구된다.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리얼컴퍼니즈는 애스크·애스크 주니어·도크 등의 브랜드를 통해 연간 13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는 패션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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