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지난해 30대 그룹의 투자액보다 7%늘어난 액수로 자동차와 반도체, 디스플레이, 통신, 석유화학 등의 분야에서 주로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30대 그룹 사장단은 4일 오전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개최된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장관과 간담회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의 투자 규모를 확인했다.
◆ 30대 그룹, 삼성 49조·LG 20조·SK 16조6000억 등 올해 총 149조원 투자
이날 발표된 30대 그룹의 신규 채용 규모는 지난해 보다 2000여명 증가한 12만8000여명이며, 올해 투자는 지난해 보다 7.7% 증가한 148조8000억원 규모다. 고졸 신규 채용은 지난해 보다 9.4% 늘어난 4만7000여명을 뽑을 계획이다.
그룹별로 보면 삼성그룹은 지난해 실제 집행 투자액보다 10%가량 많은 49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지만 지난해 전자부문의 성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강화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는 분석이다.
삼성그룹의 올해 채용 계획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2만6000여명이나 그 이상을 뽑을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14조1000억원 정도의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다.
SK그룹은 지난해 투자금액인 15조1000억원보다 10% 늘어난 16조6000억원의 투자계획을 세웠다.
올해 초 4대 그룹 중 가장 먼저 투자계획을 발표했던 LG그룹은 시설부문 14조, 연구개발(R&D)부문 6조원 등 사상 최대인 총 20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 부회장은 “이날 참석한 사장단들은 전체적으로 올해 투자와 고용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경제 환경이 개선되면 투자 규모를 늘리겠다는 기업도 있었다”고 말했다.
◆ 기업들 애로사항 전달…윤 장관 “업계 애로 해소할 수 있게 조치할 것”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최로 마련된 이날 간담회는 윤 장관이 기업들에게 투자 및 고용 확대를 주문하고 기업들은 애로사항을 건의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윤 장관은 항공사의 투자 및 고용에 대한 세액공제 혜택이 없다는 지적에 “서비스업(항공서비스)을 제조업과 차별대우하지 않겠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며 ”항공업계 투자 세액공제 부분의 문제점을 파악, 업계의 애로를 해소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또 자동차 업계 등에서 엔저현상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하자 “환율 문제는 정부에서도 계속 주시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한국무역보험공사와 코트라 등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환변동 보험 규모 확대 등 관련 대책을 마련 중에 있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재계가 어려움 속에서도 7.7% 투자를 늘렸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정부는 기업이 이를 이행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은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장 목소리를 반영해 규제를 완화하고 기업별 건의사항을 듣는 등 회의 분위기는 좋았다“며 ”윤 장관도 현장 분위기를 업시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사장은 “전체적인 회의 분위기는 좋았다“며 ”골목 상권 침해 논란·출자 규제 등에 관련된 애로사항을 전달하고 내수 경기 활성화를 위해 힘써달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이상훈 두산그룹 재무담당 사장은 “기업별로 사업군이 조금씩 다르게 때문에 다양한 건의사항이 나왔다“며 ”윤 장관도 현실 타당성이 있는 건의사항에 대해서는 적극 수렴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 “보여주기식 발표” 지적도
다만 일각에서는 30대 그룹이 이날 간담회를 통해 발표한 149조원의 투자규모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지난해 1월 홍석우 당시 지식경제부 장관 주재로 마련된 간담회에서 30대 그룹은 151조원의 투자계획을 발표했으나 실제 지난해 투자규모는 138조2000억원에 그쳤기 때문이다.
또 전경련에서 매년 실시하고 있는 재계의 투자계획 집계 방식과 산업부의 집계 방식이 다르다는 점도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산업통상자원부가 30대 그룹의 투자계획을 149조원으로 발표했지만, 실제 국내투자는 120조 5000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표한 2012년 투자계획 120조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28조3000억원 규모의 해외투자의 경우 국내경기 회복과 관련성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정부가 기업의 투자계획을 과장해서 홍보하는 것이다.
정부에서 기업들의 투자계획의 의무적으로 부과해 보여주기식 수치를 억지로 끌어내는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반면 다른 한 쪽에서는 “정부에서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경기가 어렵다는 핑계로 재계에서 투자계획을 아예 내놓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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