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의 통 큰 '금융완화'… "자금 공급량 2배이상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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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4-04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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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4일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의 첫 통화정책회의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일본은행(BOJ)이 통 큰 금융완화 정책을 내놓았다.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가 취임한 후 처음으로 열린 통화정책회의에서 예상대로 자산매입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 또한 2년 안에 인플레이션 2%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4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BOJ는 3~4일 열린 통화정책회의에서 장기 국채를 비롯해 부동산투자신탁(REIT) 상장지수펀드(ETF) 등 리스크가 높은 자산도 매입, 시장에 공급하는 자금을 두배 이상 늘리겠다고 전했다. 앞으로 2년 동안 화폐 공급량을 연간 60조~70조엔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BOJ는 총 화폐 공급량을 올해 200조엔, 내년에는 270조엔 가량 늘리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89조엔을 구입했던 장기국채는 올해 130조엔, 내년에는 190조엔까지 확대하겠다고 전했다. 매입 국채의 평균 잔존 기한도 기존 약 3년에서 7년으로 연장시켰다. ETF 역시 연간 1조엔 가량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장기채를 비롯한 ETF REIT 등의 추가 매입에 대해 9명의 정책위원이 만장일치로 찬성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금융완화의 지속시기에 대해서는 안정적으로 유지할 때까지라고 정했다.

BOJ는 이번 완화책을 ‘양적·질적 금융완화’라고 이름 붙이고 2년 내 2% 물가상승률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존 금융정책의 틀을 바꾸고 장기국채 보유액을 화폐 발행 총액 이내로 유지한다는 ‘일본은행 룰’적용을 일시 정지하기로 했다. 전임 시라카와 마사아키 총재가 도입했던 자산매입기금 활용과 통상적인 국채매입으로 이뤄진 금융완화 수단을 일원화한다는 차원에서 결정한 조치다.

구로다 총재는 장기 국채 매입 규모를 늘려 금융 시장을 안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구로다 총재가 디플레이션을 탈피하기 위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고 평가했다. 앞서 구로다 총재는 취임 당시 2%의 물가상승률을 목표로 내걸었다. 이후 일본 증시는 2008년 이후 최고치로 올랐고 수출 기업 판매에 발목을 잡은 엔고도 저지되고 있다.

금융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달러당 93엔에 머물렀던 엔화는 발표하자마자 93.78엔으로 올랐다. 10년물 일본 국채의 수익률은 0.5%로 하락했다. 이는 2003년 6월 이후 최저치다. 닛케이 지수도 1만2414로 상승했다. 그동안 금융시장은 구로다 총재의 대담한 완화책을 격려해왔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앞서 다우존스와이어는 BOJ가 추가 완화책을 내놓을 것이라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오는 26일에 열리는 다음 통화회의에서도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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