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스타힐스

<취재현장> 안보불감 도 넘었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3-04-07 16:12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김동욱 기자=주말 당직을 서기 위해 새벽에 편집국으로 향하던 중 미국에서 사업을 하는 대학 동기동창의 국제전화를 받았다.

반가운 마음에 통화를 시작했는데, 이 친구의 첫마디가 "한국에서 전쟁이 코앞이라는데 괜찮냐"는 것이었다. CNN은 연일 북한 관련 뉴스로 도배가 되고 있고, 미국의 첨단무기가 한반도 인근으로 배치 되고 있다는 보도가 계속 이어진다는 우려 섞인 설명이었다.

퇴근 후 집에 와서는 어머니께도 이런 질문을 받았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대한민국에서 전쟁 공포보다 더 무서운 것은 안보 불감증이다.

전쟁의 참상을 실제로 겪은 세대는 이제 드물어졌고, 지금의 세대는 풍족함에 취해 있다. 국제 해킹 집단 어나니머스가 2000여명의 북한 선전사이트 불법가입자를 공개했지만 국내 상황은 '그게 뭔데' 수준이다.

오히려 단골 공식처럼 마녀사냥 하지 말라는 말로 면박주는 상황이니 어나니머스가 머쓱해 할 지경이다. 이 정도면 안보불감증이 아니라 안보의식이 제거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조금만 냉정하게 국제정세를 살펴보면 김정은이 장담하는 전쟁은 불가능하다. 국방부 대변인의 말처럼 그렇게 되면 북한은 그냥 증발해버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을 비롯한 서방진영의 전력이 막강해도 김정은의 오판을 부추기는 세력에 의해 국지 도발이 이뤄질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결국 전면전의 위험, 그리고 핵미사일 공격 같은 시나리오는 실현 가능성이 없는 셈이다. 하지만 북한의 위협은 현실이라는 점을 우리는 종종 망각한다. 최근 우리 증시에서 코스피가 폭락하고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고 하는 것 등이 대북 리스크에 의한 것이다.

전 세계가 북한의 핵위협에 주목하고 영국마저 미사일 사정거리에 있다면서 대비태세에 들어가는 현실에 우리는 종북이니 좌익이니 하면서 기싸움이나 하고 있다. 해외 동포들의 눈에 조국이 풍전등화로 보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