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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부동산대책> '전용 85㎡의 함정'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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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4-19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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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0년간 국민주택 규모 기준으로 세금 부과·서민 혜택 제공<br/>4·1 부동산대책도 85㎡ 이하만 포함… "기준 조정하자" 필요성 대두

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짐 캐리 주연의 '넘버 23'이라는 영화는 '23'이라는 숫자에 매여 사는 사람들의 얘기를 다루고 있다. 사람들은 이 숫자안에 갇혀 세상을 보고, 평생을 얽매여 살아간다.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엇을 분류하거나 구분할 때 또는 평가할 때 특정한 숫자를 기준으로 삼는다. 그러다보니 때론 이 숫자가 사람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기도 한다. 이른바 '숫자의 함정'에 빠지는 것이다.

우리나라 주택 관련 정책도 이 함정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바로 '85'란 숫자가 그것이다.

우리나라 국민주택 규모는 전용면적 85㎡다. 옛 주택 규모 표기방식인 평을 기준으로 한다면 전용면적 25평(공급면적 33평)이다.

국민주택 규모란 정부가 내 집 장만이 어려운 서민을 돕기 위해 정부 재정을 지원해 짓는, 이른바 국민주택의 법적 기준 면적이다. 가장 보편적이고 적합한 주택의 크기라는 뜻이다.

1972년 박정희 대통령 시절 제정된 주택건설촉진법에서 처음 등장한 용어로, 4인 가족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이후 지난 40년간 이 국민주택 규모는 대다수 국민들이 사용하는 일반주택 개념으로 여겨지면서 각종 제도의 기준점이 돼 왔다.

현재도 세제·대출·청약가점제 등 20여개 제도가 전용면적 85㎡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전용 85㎡ 이하 주택은 부가가치세도 10% 면제되고, 취득세도 2.2%로 중대형 2.7%보다 0.5%포인트 줄어든다. 청약가점제 역시 85㎡를 기준으로 설계됐다.

박근혜정부가 처음 내놓은 '4·1 부동산 종합대책'의 수혜 대상도 기준이 전용 85㎡다. 양도소득세 면제 및 하우스푸어 구제, 생애 최초 주택(6억원 이하) 구입 대상도 모두 면적기준 85㎡다.

정부가 이 같은 기준을 마련한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소득세법상 고가주택 기준인 9억원과 주택법상 국민주택 규모인 85㎡를 기준으로 삼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를 초과할 경우 투기 대상 주택에까지 규제를 완화했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고, 반대로 대상을 축소할 경우 효과가 없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대책 발표 후 정부가 정한 이 면적 기준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정부가 면적기준을 85㎡로 일원화시킨 것은 단지 국민주택 규모라는 이유였기 때문이다.

국토해양부는 지난해 국민주택 기준을 전용 85㎡에서 65㎡ 이하로 바꾸자는 서울시의 건의에 반대했다. 가장 큰 이유는 40년간 유지해온 각종 제도도 함께 바꿔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정부의 각종 부동산 정책이 이 기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데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정부는 주택시장을 국민주택이냐 아니냐에 따라 이분화하고 있고, 85㎡ 이하를 보호해야 할 마지막 보루처럼 여기고 있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면적과 가격이 역전하는 현상이 생기고 있는 만큼 획일화된 면적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참에 국민주택 규모 기준을 바꾸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조명래 단국대 교수(도시계획·부동산학부)는 "서울에 거주하는 1~3인 가구가 전체의 69%인 반면 이에 부합하는 전용 60㎡ 이하 주택은 37%에 불과하다"며 "소형주택 확대를 위해서라도 국민주택 규모 축소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더 큰 규모로 바꿔야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김진유 경기대 교수(도시교통공학과)는 "소득 증가 및 중대형 미분양 해소 차원에서 국민주택 규모 축소가 아닌 확대가 바람직하다"며 "지역별 부동산가격과 거주 면적 등을 감안해 기준을 좀 더 탄력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민주택면적 기준이 큰 의미가 없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천현숙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 당장은 사회적 혼란 우려로 국민주택규모를 없앨 수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면적에 대한 기준을 없애고 상황에 맞게 주택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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