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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고비 넘긴 STX, 자율협약 넘어 기다리는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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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4-09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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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재홍 기자=STX조선해양이 채권단의 자율협약 동의와 함께 한 고비를 넘기면서 자율협약 이후 향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이미 장기화 되고 있는 조선업계의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한 가운데 창사 이후 최대 위기를 만난 STX그룹이 주력 계열사인 STX조선해양의 채권단 관리 체제 이후 어떤 방향으로 경영정상화를 이룰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9일 STX조선해양의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따르면 채권단은 STX조선해양이 신청한 자율협약을 받아들이기로 동의하고 STX조선해양에 대한 본격적인 정밀실사작업에 돌입했다.

STX관계자는 “채권단에서 실사를 통해 구체적인 협약이행방안이 나온 뒤에야 세부적인 계획이 세워질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채권단에서 자율협약에 대해 동의를 해 준 만큼 STX조선해양 뿐 아니라 그룹 차원에서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경영 정상화를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STX조선해양은 지난 2일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측에 유동성 악화에 따른 경영정상화를 위한 채권단 자율협약을 신청했고, 산업은행은 전날까지 나머지 7곳의 채권단으로부터 동의서를 받았다.

채권단은 향후 2~3개월 내로 STX조선해양의 정밀실사를 거쳐 경영정상화 및 사업·재무구조 개선 방안 등을 논의해 확정할 방침이다.

STX는 이번 자율협약 시행으로 우선 위험한 고비는 넘기게 됐으나, 그 동안 공격적인 M&A를 통해 사세를 확장해 온 만큼 그에 따른 내부 구조조정은 불가피하게 됐다.

우선 유동성 문제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지난해 말 그룹 내 재무구조개선을 위해 매물로 내놨다가 해운업 불황으로 매각이 불발됀 STX팬오션은 현재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자사 계열 사모펀드인 산은PE 내에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예비실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PE에서 STX팬오션을 인수하면 우선 그룹 차원에서는 이를 통해 확보된 유동성으로 돌아오는 회사채 만기를 막을 수 있다.

STX조선해양은 내달 3000억원, 오는 6월 2700억원 등 올해에 돌아오는 회사채 액수만 총 1조1000억원에 달한다.

사실상 STX의 목줄을 쥐고 있는 산업은행은 우선 STX의 회생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홍기택 산은지주 회장 내정자는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국민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에 대해서는 산은이 어떤 식으로든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사업 및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STX그룹의 외형 축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조선업 외에 그룹의 주축을 담당했던 STX팬오션이 떨어져 나가는데 이어 중국의 STX다롄의 일부 지분 매각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2001년 쌍용중공업을 모태로 시작한 STX가 출범 10여년 만에 재계 14위로 성장한 저력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그 과정이 기업의 내실 다지기 보다는 M&A를 통한 확장이 중심이 됐고, 업종의 호황기가 지나면서 과거의 행보가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여전히 조선업계의 미래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무리한 저가 수주 등은 채권단에서 용인하지 않을 것이 분명한 만큼, STX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고통을 견뎌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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