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영혼에 빛나는 황홀한 색채의 매혹…서양화가 김성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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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4-11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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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물의 교감 생기발랄한 정감


이른 아침 부드러운 안개가 잔바람에 일렁인다. 또 하루의 삶이 오묘한 순리에 흐르고 있었다. 곧이어 달콤한 잠에서 깨어난 나비의 몸짓과 꽃들과 숲이 교감하는 명랑한 멜로디의 텔레파시가 왕성하게 뿜어져 나왔다. 이 황홀한 서정이 향기로운 만남으로 화면에 펼쳐져 있다. 고요 속에 파닥이는 나비의 날개 짓. 성실과 헌신이 미소를 부른다. 그리고 조금씩 부풀어 오르며 반짝이는 동경(憧憬)의 신비로운 하모니!


기품과 순결의 노래
푸른 달빛아래 나지막한 음률은 애수의 심상을 달랜다. 풋풋한 초목냄새들이 저녁시간을 적셔올 때 형형색색 별무리들이 저마다 한 줄의 시를 지어 숲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지상에서 잊지 못할 밤의 훌륭한 향연(饗宴)이 펼쳐지는 것이었다. 고통의 터널을 지나면 사랑의 꽃이 피어나는 것인가. 마음이 그대로 들여다보이는 맑은 샘물을 떠 달아오른 볼을 식혀주었네. 그것이 사모의 불씨. 꿈결 같은 달콤함을 영원히 간직하고파 숲으로 숨는 술래잡기. 오오, 그날 밤 순애(純愛)의 달빛사랑 한 생(生)이 되었네.
희생의 나눔으로 과실은 달고 꽃향기와 새들의 노랫소리 또한 어떻게 이들과 무관할 것인가. 작품세계는 강렬한지만 다시 내면으로 끌어안아보면 모성의 품처럼 따뜻하고 아늑한 풍경이 드넓게 열려있다. 앙증스러운 목소리로 낭랑하게 부르는 아이의 동요(童謠)가 있고 순박한 정열로 만개한 열아홉 순정의 부끄러움이 깃들어 있다. 한 줄의 경구로 마음의 짐을 허무는 무아(無我)의 연민처럼, 감동적이다. 작가는 “꽃이 빛 품고 춤추며 봉황은 꽃과 함께 노래한다. 봉황이 꽃 되면 그 또한 윤회(輪廻)이런가. 빛과 바람소리 함께 어우러져 마음에 들어온다. 기품과 순결 그리고 지혜로움…. 그 시각 찬연히 휘날리는 오방(五方)빛깔 대자연의 이치여!”라고 메모했다.


이상향, 진정한 자유를 향한 여행
우주가 빚어내는 ‘빛-소리(Sonido)’연작은 사랑과 인생과 자아의 심상을 일깨우는 작가의 독창적 해석으로 한편의 생생한 에세이를 연상시킨다. 작가가 “영원한 자유인을 갈구(渴求)한다”고 말했듯 고요히 응시하면 살포시 밀려올 것 같은 영롱한 앙상블이 발현되는 작업과정은 많은 노동이 집적된 산물이다. 이같이 그녀의 작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놀랍도록 역동적이고 눈부시게 우아한 화면을 구현했다는 점일 것이다.
때로는 유연하게 혹은 경쾌한 박자의 풍성하고 윤택한 곡선리듬으로 다채로운 하모니를 연출하며 싱싱한 긴장과 기쁨 가득한 에너지를 발산하고 있다. 작가는 “나의작업은 끈질긴 자연의 생명력을 모티브로 한다. 오일(Oil)이 몇 겹쳐져 두껍게 올려 진 물감의 충돌은 순환이라는 깊은 맛을 드러낸다. 색이 겹치는 층(層)의 엷은 밑 작업의 페트롤(Petrole)까지 스며들어 능동적으로 흡수하고 융화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진정한 자유를 향한 우리들 이상향의 길을 열어주는 조형세계로 안내 한다”라고 말했다.
화면은 시간의 참된 의미, 숲의 화음, 가슴 활짝 여는 열락(悅樂)을 꿈꾼다. 명상의 세계가 하나의 젖줄로 만나 완전을 품는 이상향(理想鄕)…. 그때 비로써 풍성한 향기의 꽃들과 청아한 목소리의 노래를 기꺼이 선사하는 우주의 빛과 소리가 찬란히 영혼에 스며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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