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덕분에 金가격 껑충"…日 금은방 '북적'

  • 지난 4일 BOJ 대규모 양적완화 발표 후 금가격 6.8% 올라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일본에서 금 거래가 한창이다. 일본은행(BOJ)이 대대적인 양적완화를 취하면서 엔화 가치는 급락하고 인플레이션 가능성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최근 도쿄 귀금속 가게 앞에 금을 거래하기 위한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긴자 다나카 본점 앞에서는 문을 열기 전부터 30명 가량이 줄을 섰다. 하루 100명 안팎인 손님 수가 이날 하루 270명을 넘어섰다. 도쿄 지요다에 위치한 대형 금 도매상인 이시후쿠 금속흥업은 이달 들어 하루 평균 매상이 지난달에 비해 3배 이상 늘었다고 전했다. 긴자 다나카의 미즈키 나오토 점장은 “올해 들어 가장 붐볐던 하루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이날 금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많은 일본인들이 보석함 옷장에 잠들었던 금을 팔아치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주에만 금가격이 4.8%나 뛰면서 도쿄를 비롯해 오사카 등지에서도 주얼리숍 앞에 긴 줄이 늘어섰다는 설명이다. 엔화 가치가 지난해 달러당 80엔대 후반에서 100엔 가까이 하락하면서 금 가격도 덩달아 상승했기 때문이다.

주얼리숍 앞에서 기다리던 요시다 마사코(61)은 “텔레비전에서 금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처음으로 금을 팔러 나왔다”며 “30년 전에 어머니한테 물러받은 금 반지도 가져왔다”고 말했다. 마사코는 금을 팔아 고급 식재료 및 기념품을 살 계획이다.

도쿄상품거래소(TDE)에서 금은 9일 그램당 5030엔(약 5만7723원)에 거래됐다. BOJ가 지난 4일 대규모 양적완화를 발표한 후 무려 6.8% 올랐다. 올해들어서만 7.8%가 상승했다. 반면 달러로 표시된 금 가격은 올해 들어 6%나 떨어졌다. 지난 8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은 온스당 1577.20달러(179만 7000원)에 거래됐다. 그동안 전 세계 금 가격은 유럽의 재정위기 및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강세를 유지했으나 일본에서는 엔고로 인해 금 가격 상승이 억제됐었다.

전문가들은 BOJ의 공격적인 경기부양책이 성공해 일본 경제가 15년의 디플레이션을 탈피한다면 금을 매입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은 보통 인플레이션 헤지상품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금 가격이 강세를 유지할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차익을 얻을려는 중·장년층은 금을 파는 추세지만 젊은층들은 금 가격이 오를 것이라 확신하고 살 때를 기다리고 있다고 저널은 전했다.

골드코어의 마크 오빌네 트레이더는 “BOJ의 계획대로라면 2%의 인플레이션이 이뤄질텐데 신중한 투자자들은 리스크가 적은 금으로 관심이 집중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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