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이 같은 내용과 관련한 법제화를 추진하는 등 직수입업자간 매매 허용이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1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부는 한국가스공사의 독점으로 생기는 LNG 수입의 비효율성을 줄이기 위해 직수입자간 매매를 허용하는 도시가스사업법 개정을 추진 중에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 LNG를 수입해 재판매하는 것은 가스공사에만 허용돼 있다”며 “대기업이나 발전회사 등 일정한 요건을 갖춘 기업에 한해 자체 소비용으로만 직수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LNG를 해외에서 직접 구입하는 민간회사는 SK E&S와 포스코, GS칼텍스 뿐이며, 가스공사가 국내 수요의 95%를 독점해 공급하고 있다. 업체간에는 수급 조절을 위한 물량 교환은 가능하지만, 돈을 받고 파는 것은 금지돼 있어 구조적 비효율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LNG 판매를 민간에 허용함으로써 선택의 폭을 넓히고, 판매가격을 낮출 필요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국회 산업위원회 김한표(새누리당) 의원도 이 같은 내용의 도시가스사업법 개정안을 지난 9일 입법예고했다. 천연가스를 보새구역 내 반출입하는 트레이딩 사업의 제도적 기반 마련을 위한 내용도 신설·발의했다.
김 의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서 LNG 독점을 보장하고 있는 나라는 사실상 우리나라 밖에 없다”면서 “국가 수급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에서 경쟁 체제를 도입해 가스판매가격 및 전기요금을 인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직수입 물량의 해외 재판매 및 직수입 업체간 상호 판매 등 민간 판매 도입을 허용하고 있다. 또한 보세구역내 저장시설을 이용한 천연가스 반출입을 허용하고 국내로의 반입은 원칙적으로 제한했다.
하지만 LNG 판매 경쟁체제 도입이 ‘가격 상승을 초래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가스공사 노조 관계자는 “LNG 직수입 확대는 가정용 도시가스요금의 인상을 야기시킬 것”이라며 “국민편익 증진과는 무관하게 에너지 재벌기업에 도입·도매 부문에 진입할 여건을 조성하고 막대한 이윤을 창출할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가스공사 노조측은 △민간 저장시설 운영이 가능한 대기업 수익 보장 △국가 전체의 천연가스 수급 불안 초래 △천연가스 국내 도입가격 상승 △공급비용 인상에 따른 도시가스요금 인상 등을 반대근거로 제시하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실제 지난해 7월 정부는 자가소비용 직수입업자의 요건완화를 골자로 하는 도시가스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국회 지경위 야당의 반대와 가스공사 노동조합 등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민주당 박완주 의원실에서 직수입업자의 등록요건을 강화하는 반대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박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자가소비용 직수입제도가 당초의 정책목표와는 다르게 일부 대기업에게만 혜택이 돌아갔다”며 “자가소비용 직수입 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와 더불어 관련법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국내 LNG도입량의 20%를 셰일가스로 확보하고, 이를 통해 ‘동북아 LNG 허브’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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