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부총리가 그간 대외경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비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행보에서 향후 거시경제 윤곽을 밝힐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아울러 대북 리스크가 심화되고 있는 국내 정세에 대해 국제통화기금(IMF)와 세계은행(WB)의 공조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현 부총리는 17~22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회의와 IMF·WB 총회에 참석하며 취임 첫 글로벌 일정을 소화한다.
새로운 방식의 대외경제 정책은 이번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양자회담과 IMF, WB 총회에서 가시적 결과를 도출할 것으로 보인다.
현 부총리가 지난 5일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해 “최근 세계경기회복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우리경제를 둘러싸고 각종 리스크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대외적 도전과제들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우리에게 열려있는 기회의 창을 잘 살려 새로운 방식의 대외경제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언급한데서 알 수 있듯 국가경쟁력 강화를 모토로 한 대외경제 정책 실타래를 어떤 식으로 풀지도 관심거리다.
선진국 재정긴축이 지속되면서 세계경기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글로벌 환율 갈등 등으로 세계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강조할 계획이다.
또 최근 미국, EU 등 선진국간 FTA 네트워크 강화 움직임이 뚜렷해지면서 아시아를 둘러싼 통상주도권 경쟁이 심화되는 부분도 양자회담을 통해 해소할 수 있을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 부총리와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의 첫 만남도 이번 미국 일정에서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총회 참석을 위해 김 총재는 15일 출국한 데 이어 현 부총리는 17일 출국할 예정이다.
둘의 만남 시점이 언제인지 명확하지 않지만 19일(현지시간) G20 본회의에 앞서 조인할 공산이 크다.
이번 G20회의에서 일본의 노골적인 엔저 정책에 대한 직접적 경고의 목소리가 나올 가능성이 커진 만큼 현 부총리와 김 총재의 공동전선을 펴기 위한 사전 공감이 이뤄질 시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북한의 3차 핵실험과 유엔 안보리 제재 뒤이은 북한의 반발 등으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부분은 IMF 등 국제협력기구와 긴밀한 협조를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이번 미국 일정에는 불룸버그, 다우존스 등 주요 외국 투자기관과 언론사 인터뷰가 다수 포함됐다. 미국에서도 새 정부의 첫 경제부총리와 한국 경제정책, 북한 리스크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높다.
정부에서도 이 기간동안 외국인 투자자, 주요 외신 및 신용평가사에 북한 리스크에 대한 정확한 사실을 알려 투자심리 안정 노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미 우리 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이 없도록 신용평가사를 대상으로 북한관련 정세와 주요 이슈관련 설명 자료를 송부 중이다.
기획재정부에서는 현 부총리 일정과 별도로 19~20일 현지에서 열리는 IMF·WB 총회 참석시 신용평가사 고위 관계자와 면담도 추진한다.
현 부총리는 “지금의 대외 리스크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며 “우리에게는 기존 선진국 중심 글로벌 거버넌스 재편, 국제협력 이슈 확대 등과 같은 중견국가로서 위상을 강화하는 유리한 기회가 펼쳐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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