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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맞아도 너무 안 맞는 손발…청와대만 바라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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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4-15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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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일부 대북 메시지 '오락가락'

아주경제 오세중 기자=우리 정부가 북한에 대화를 제의하며 손을 건넸다. 북한은 이를 사실상 거부했다. 북한의 도발로 한반도의 긴장감은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이 같은 안보위기 속에서 청와대와 부처의 잇따른 불협화음이 불안을 부채질하는 모양새다.

매번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청와대와 부처가 다른 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북한이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에 대해 "교묘한 술책", "아무 내용도 없는 빈껍데기에 불과하다"며 비난 성명을 냈다.

이에 통일부 당국자는 정부 입장과 관련해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가 밝힌 입장은 기존의 북한 입장을 토대로 한 1차적인 반응"이라면서 "특히 조평통이 '대화 여부는 남측의 태도 여하에 달려 있다'고 한 내용 등을 볼 때 북한이 사실상 대화 제의를 거부했다고 너무 단정적으로 볼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몇 시간 후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북한이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를 거부한 것은 참으로 유감"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사실상 청와대가 북한의 성명을 대화 제의 거부로 규정지으면서 통일부와 다른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통일부도 다음날인 15일 브리핑에서 "유관부처가 종합 검토하고 분석한 결과 북한이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를 거부한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전날 입장을 뒤집었다.

청와대와 통일부가 대북 메시지 해석을 놓고 엇갈린 부분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 11일 류길재 통일부 장관의 성명이 직접 대화를 제의한 것인가 여부를 두고 청와대와 통일부는 서로 헛발질을 했다.

류 장관 성명 후 통일부는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말한 것이지 대화 제의를 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고 이어 김행 청와대 대변인도 같은 취지로 설명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같은 날 여당 의원들과의 만찬에서 "북한과 대화할 것"이라고 말했고, 청와대는 이를 직접적인 대화 제의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되자 다음날인 12일 통일부는 다시 "사실상의 대화 제의를 한 것"이라며 말을 바꿨다.

박 대통령의 발언에 따라 부처가 뒤늦게 손발을 맞추는 격이다. 그것도 다름 아닌 안보 현안을 가지고 말이다.

부처가 박 대통령의 입만 보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작 박근혜정부는 초기부터 부처 간 칸막이 없애기 등 소통의 문제를 강조해 왔다. 하지만 청와대조차 부처와 소통을 못하고 있어 문제가 계속 터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런 불협화음이 통일부와 청와대 간에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국무총리도 이런 소통의 엇박자에 일조했다.

박 대통령이 대화를 제의한 것이라고 말한 다음날 통일부가 번복 해명에 진땀을 뺀 그 시간 정홍원 국무총리가 다시 다른 의견을 내놨기 때문이다.

대화 제의라는 큰 틀로 정리가 되는 상황에서 정 총리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이 상황에서) 대화를 하자는 것은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킨다고 생각한다"며 혼선 논란에 다시 불을 붙인 것이다.

뒤늦게 이와 관련해 신중돈 국무총리 비서실 공보실장은 "정 총리의 발언은 전쟁 억지력을 강조하면서도, 북한이 진지한 대화의 자세로 나온다면 얼마든지 대화를 해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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