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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스톤운용 “만도 한라건설 증자 참여 주주 가치 훼손”[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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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4-16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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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트러스톤자산운용이 만도의 한라건설 증자 참여에 법적 제동을 걸었다.

16일 트러스운용은 지난 15일 서울동부지법에 만도가 자회사인 마이스터를 통해 한라건설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것을 막기 위해 주금납입중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성원 트러스톤자산운용 부사장 일문일답.

▲어제 밤에 가처분신청을 낸 이유는

-한라건설은 3월 29일 공시를 통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할 것임을 밝혔지만 유상증자에 참여할 제3자가 누구인지는 4월12일에서야 공시했고 같은 날 만도는 마이스터에 대한 유상증자참여를 공시했다. 만도가 마이스터를 통해 한라건설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사실을 주말을 앞둔 4월12일 금요일 공시를 통해서 비로소 알게 됐다. 주말을 거쳐 부득이 한라건설 유상증자 납입일인 4월 16일 하루 전인 4월15일 가처분신청을 접수할 수 밖에 없었다.

당사는 이와 더불어 이번 사태의 우호적인 해결을 위해 4월15일 만도 최고경영자 등 경영진을 항의방문해 만도측의 해명을 들었다.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경영진과 미팅 후, 이번 결정이 만도주주에 대한 고려보다는 대주주를 살리는 데 맞춰져있다는 점과 한라건설에 대한 투자결정의 위험성과 가격의 적정성등이 간과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수 있었다. 한라건설 부도가 임박한 것이 아니라 한달 정도의 시간적 여유가 있는데도 만도측은 이 같은 요구를 거부했다.


▲이날 자금집행이 이뤄지면 어제 낸 가처분신청의 효력이 상실된다는 지적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처분신청 이유는

-잘못된 관행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만도 주주의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우리는 제한된 시간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


▲이번 가처분신청을 내는 과정에서 국내외 투자가들의 직접적인 압력이 있었나

- 국내외 투자자들은 이번 만도건에 대해 상당한 우려를 표명하는 견해가 있었다. 이번 가처분신청 자체는 당사의 독자적인 판단이었지만 이 건이 명백히 주주에 대한 이익침해 행위라고 생각하는 견해를 가진 국내외 투자자들이 많다는 사실을 밝힌다.


▲이번에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앞으로 어떤 행동을 취할 생각인가

- 향후 이번 결정으로 인한 만도 주주의 손해에 대한 경영진의 책임을 따지는 문제를 포함해 관련 법령상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라측은 유상증자 결정과정상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한다. 가장 큰 문제는 뭐라고 생각하나

- 우선 현행 법령상 전혀 하자가 없다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 또한, 현재 관련법 개정 방향은 손자회사의 모회사에 대한 순환출자를 금지하고 있다. 모회사가 어려울 때마다 자회사 혹은 손자회사가 자금지원에 나서는 관행은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할인요인으로 남을 수 밖에 없다. 외국투자자들은 기업지배구조에 큰 불투명성이 있는 경우 그 시장에 대한 투자를 꺼리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특히 이번 증자과정에서 만도는 마이스터를 통해 한라건설 손실 회피가능성이 가장 낮은 우선주를 3만1100원에 매입하게 돼 약 3400억원의 자금을 떠안게 됐다. 반면 대주주인 정몽원 회장은 보통주를 6220원에 매입하면서 50억원의 자금만 투입한 점도 문제라고 생각한다.


▲트러스톤운용은 의결권을 가진 주식은 1.77%이다. 9.7%를 가진 국민연금이 나서야한다고 생각하나

-이번 유상증자건에 대해 국민연금도 당사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국민연금과는 앞으로 어떻게 보조를 맞출건가

- 국민연금은 만도 지분의 9.7%를 보유한 2대주주다. 트러스톤과 같이 보조를 맞춰주고 생각을 함께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한라측에선 이번에 유상증자하지 않으면 한라건설이 부도나서 국민경제에 큰 피해를 주는 만큼 책임경영차원에서 불가피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한라건설이 부도나서 피해를 보는 것보다 만도가 모회사의 부실에 말려들어 기업경영이 어려워지게 되는 게 더 큰 피해라고 생각한다. 웅진그룹의 예를 보면 현금흐름, 브랜드 등 모든 면에서 양호했던 웅진그룹이 극동건설에 대한 지원이 화근이 되어 결국 코웨이를 매각하고 법정관리신청을 한 사례를 상기하시기 바란다.


▲한라측이 어떻게 나와주는게 가장 최선인가

- 지금이라도 유상증자 일정을 연기하고 한라건설 회생방안에 대해 투자자를 설득해야 한다고 본다. 한라건설에 만도참여분을 줄여서 만도주주의 부담을 줄이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한라건설이 증자하는 가격을 낮추더라도 투자자를 모으는 노력도 더욱 기울여야 한다. 또한, 지분투자 외에 대출, 사채발행 등 다른 가능한 모든 자금조달 수단에 대한 종합적인 노력이 이뤄져야한다.


▲앞으로도 투자기업의 의사결정과정에 개입할 생각인가

- 트러스톤은 기업의 정당한 의사결정에 개입할 생각은 전혀 없다. 다만 투자한 기업의 가치가 훼손될 것이 예상되는 경우 조언을 하고, 명백한 훼손이 발생할 경우 이사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 사회적관행으로 정착되어 건강한 자본주의 문화가 형성되길 기대한다. 저희에게 자금을 맡겨주는 고객의 이익을 보호하는 것이 선량한 관리자의 의무이고 트러스톤 운용철학의 핵심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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