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양건 감사원장은 지난 8일 기자간담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유임 전화를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한 것을 놓고 여야 의원들로부터 “부적절했다”며 집중 포화를 맞았다.
여야 의원들은 “국정운영을 뒷받침하는 감사 운영이 잘못된 건 아니라고 본다”는 양 원장의 간담회 발언도 문제 삼았다.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은 “통화 내용 공개는 감사원이 대통령과 정부가 시키는 대로 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부적절했다”면서 “그러니 감사원이 정치적으로 독립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감사원의 이날 업무보고 내용에 대해서도 “어떻게 올해 업무방침이 대통령의 시책과 한글자도 다르지 않느냐”면서 “감사원이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면 되지, 왜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향과 결부시키느냐”고 질타했다.
권 의원을 비롯해 정갑윤, 김학용 의원 등 일부 새누리당 의원들은 감사원이 최근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실태 감사결과를 발표한 것을 두고 새 정부의 경제민주화 정책을 의식한 ‘코드 감사’가 아니냐고 따졌다.
민주통합당 박지원 의원은 “대통령으로부터 유임 전화를 받았다고 자랑하는 순간, 감사원의 독립성은 이미 깨진 것”이라며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임명한 감사원장이 박 대통령에게 신세 갚으려고 4대강 감사를 해서 바친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박 의원은 “감사원이 ‘이이제이’(以夷制夷), ‘염량세태(炎凉世態)’라는 얘기를 듣지 않고 ‘촉새 감사원’이란 불명예를 씻는 길은 추상같은 업무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당 이춘석 의원도 “감사원이 4대강 사업, 금융 공기업 등 전 정권에서 하던 사업들을 다 뒤집으며 새 정부의 첨병으로 나서는 게 옳은 일이냐”며 ‘정권 눈치보기식’ 감사 행태 논란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양 원장은 박 대통령과의 전화통화 사실을 공개한데 대해 “구체적으로 얘기 안하는 게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앞으로 유념하고 똑바로 처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계속되는 추궁에 “감사계획에 있어 국정운영 방항을 고려하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반박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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