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스모그에 휩싸인 중국 장쑤성 롄윈강 거리의 모습. [롄윈강(중국)=신화사] |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올해 1월 중국 수도 및 중동부 지역을 뒤덮었던 심각한 스모그 등 대기오염의 여파로 해외인재들이 하나둘 중국 탈출에 나서고 있다.
커크 코딜 BMW 차이나 대표는 "요즘 들어 중국파견을 요청했던 중역급 직원들이 속속 신청을 취소하고 있다"며 "대기오염이 심각해지면서 가족들의 반대가 거세진 것이 문제"라며 하소연했다.
이는 BMW 한 기업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지난 1월 한달간 베이징 등 일대에 '숨도 쉴 수 없고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스모그가 이어지자 외국인 근로자들이 살기위해 베이징을 떠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가 15일 보도했다.
주중유럽상공회의소도 "최근 대기오염이 중국 특히 베이징 진출 기업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베이징이 아닌 다른 도시로 이동을 원하거나 아예 중국을 떠나게 해달라는 요청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스모그가 과거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SARS)보다 무섭다는 지적이 제기됐을 만큼 중국의 대기오염은 심각하다. 관련 전문가는 "PM 2.5 농도가 10마이크로그램 늘어날 때 마다 호흡기 환자 입원율이 3.1%씩 증가하고 200마이크로그램 증가하면 일일 평균사망률이 11%씩 높아진다”며 경각심을 일깨우기도 했다.
이외에 상하이 황푸(黄浦)강에 엄청난 숫자의 돼지사체가 떠오르는 등 수질오염 및 식품안전 문제까지 제기돼 해외인재 엑소더스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남부지방에서 발병한 H7N9형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베이징 등 북부지역까지 확산돼 감염우려마저 커졌다.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하고 중국판 유튜브인 ‘투더우(土豆)’설립에 참여했던 마크 반 데어 치스 대표도 최근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며 13년간 중국생활을 접고 캐나다 벤쿠버로 떠났다. 홍콩에 근무하는 핀란드 오크메틱사의 페테리 피리넨 아시아부문 대표도 유치원에 사는 아들이 심한 천식을 앓자 가족을 고향으로 돌려보냈다.
WSJ는 중국진출 인재들의 엑소더스 현상이 아직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해외인재에 대한 기술력 및 경영노하우 의존도가 높은 만큼 중국에 상당한 타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기업의 입장에서도 세계 최대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 진출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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