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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적자' 삼성엔지니어링, 진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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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4-16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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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업손실 2200억원…리스크 경영 강화해 재발 막을 것"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딱 한 분기만 채우면 10년 연속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흑자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하지만 삼성엔지니어링은 그러지 않았다.

삼성엔지니어링은 16일 2013년 1분기 영업 잠정 실적 집계 결과 매출액 2조 5159억원, 영업손실 2198억원, 순손실 1805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분기 기준으로 삼성엔지니어링이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03년 2분기(매출액 2580억원, 영업손실 614억원, 순손실 701억원) 이후 39분기 만에 처음이다. 10년에 한 분기가 모자란 것이다.

플랜트 경기가 불황이라 신규 수주 감소에 따른 일감 부족으로 매출이 줄어든 탓은 아니다. 원재료 가격 상승 등 부가적인 원인도 더더욱 아니다. 지난 2010년부터 본격화 된 비화공 부문 등 신사업 진출 및 신규시장 개척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수반된 일회성 손실이라는 게 정확한 설명이다. 이에 대해 플랜트 업계는 삼성엔지니어링이 새로운 도전에 수반한 ‘값비싼 수업료’를 치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0년 박기석 사장 부임 후 삼성엔지니어링은 조직 개편과 함께 비화공 부문으로의 사업 확대를 본격 추진했다. 이전까지 회사의 주요 수주 부문은 화학공업이었고, 대형 플랜트 수주지역은 중동, 그중에서도 사우디아라비아 등지에 집중됐다. 경쟁사가 따라오지 못하는 원가 관리와 함께 탄탄한 고객군을 바탕으로 이뤄낸 성과였다.

하지만 종합 플랜트 업계로 한 단계 추가 도약을 위해서는 현실에 안주할 수 없었다. 박 사장과 삼성엔지니어링이 철강과 환경 등 비화공 사업 수주 확대를 노리고, 심지어 계열사인 조선사 삼성중공업과 손을 잡고 해양 플랜트 부문 진입을 노린 것도 바로 그 이유였다.

사업 집중 직후 그해 바레인 철강 플랜트 공사를 수주하는 등 연이어 성과를 올렸다. 이 과정에서 경쟁사 등은 삼성엔지니어링이 상대적으로 낮은 금액을 써내는 이른바 ‘저가수주’를 벌이고 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삼성엔지니어링도 어느 정도 낮은 금액으로 수주를 한 것에 대해서는 인정한다. 하지만 두자릿수 이상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는 화공 부문 사업의 성공 노하우를 활용하는 한편 초창기에는 경력을 쌓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손해를 감수할 수 밖에 없었다.

플랜트 업계 관계자는 “수천억원에서 조원 단위의 대규모 금액이 투자되는 플랜트 공사 수주전에 참여하고자 하는 기업은 공사 경험, 즉 ‘트랙 레코드’를 쌓아야 한다”며 “비화공 부문 초보 기업인 삼성엔지니어링이 단기간에 성과를 얻어내기 위해서는 화공 부문 노하우 이외에도 일정 수준의 가격 경쟁력 확보는 불가피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추가 비용이 발생해 손실충당금 3000여억원을 반영한 미국 다우케미칼 염소 프로젝트와 사우디아라비아 마덴 철강 프로젝트는 이 시기에 수주한 것들이다. 비용이 발생한 것은 공사 과정에서 계획 외적으로 발생한 사태 때문이었다. 이유야 어찌됐건 리스크 관리가 보다 철저히 이뤄지지 못한 탓도 분명히 존재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같은 추가비용 발생 부문은 회계상으로 숨길 수도 있었다는 것인데, 삼성엔지니어링은 적자 실적에 대한 시장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를 선 반영했다는 것이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문제를 안고 갈 수도 있었지만 그대로 공개한 것은 투자자들에게 돌아갈지 모르는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투명한 경영을 하고 있다는 점을 정확히 알리기 위해서였다”며 “이러한 비용은 더 이상 발생하지 않을 것이며 2분기부터 흑자로 돌아서 연간 기준도 양호한 실적을 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비화공 부문 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찾아낸 여러 리스크 요인을 교훈 삼아 향후 추진하는 사업에서 같은 문제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준비를 철저히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올 1분기 삼성엔지니어링의 신규 수주액중 비화공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1.7%로 지난해 같은 기간 16.2%에 비해 5.5%포인트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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