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에 대해 16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을 통해 “대화와 협상을 원한다면 모든 적대 행위에 대해 사죄하라”고 요구하며 일단 거절했다. 또한 대화 제의를 “교활한 술책”이라고 비난했다.
이후 17일에는 미국의 대화 제의에 대해서는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기만의 극치”라고 지적하며 “우리는 대화를 반대하지 않지만 핵몽둥이를 휘둘러대는 상대와의 굴욕적인 협상탁에는 마주 앉을 수 없다”고 또 다시 사실상 대화를 거부했다.
이 담화는 또 “대화는 자주권 존중과 평등의 원칙에 기초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시종일관한 입장”이라며 대등한 위치에서 대화에 나서겠다는 한편, “미국이 우리가 먼저 비핵화 의지를 보여주어야 대화를 하겠다고 하는 것은 우리 당의 노선과 공화국의 법을 감히 무시하려 드는 오만무례하기 그지없는 적대행위”라고 반박했다.
이는 지금 당장 미국과 대화할 의사가 없고 특히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한 대화는 거부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대화의 전제조건은 우리 정부의 사과와 미국의 조건없는 대화 테이블 복귀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북한이 여러차례 이러한 전략을 반복한 만큼 비핵화를 내걸어야만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남북 간 또는 미북 간 대화는 쉽사리 성사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대화의 문이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북한도 아직 “굴욕적인 협상을 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 대화의 여지를 남겨뒀기 때문이다. 한국과 미국에 책임을 돌리면서 더 유리한 위치에서 협상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한편 새로운 대화창구의 통로가 열릴 수도 있는 개성공단 기업협회 대표단의 방북도 17일 북한은 끝내 허락하지 않았다. 혹시나 하는 기대를 가지고 남북출입사무소(CIQ)를 찾은 대표단들은 발길을 돌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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