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의무수납제 폐지' 또다시 수면 위로

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가맹점의 카드 수수료 부담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자, 신용카드 의무수납제 폐지가 또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신용카드 의무수납제는 카드 거래를 이유로 신용카드 결제를 거절하거나 신용카드 회원을 불리하게 대우하는 것을 금지한 제도로, 정부가 세원 확보를 위해 지난 2003년 도입했다.

17일 금융당국과 카드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업계와 함께 신용카드 결제 대행을 맡고 있는 밴 사의 수수료 합리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으로 가맹점의 평균 수수료율이 인하됐지만, 소액 결제가 많은 중소가맹점은 여전히 밴 비용 등이 포함된 카드 수수료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신용카드 의무수납제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소득세법에 따르면 연매출 2400만원 이상의 사업자는 의무적으로 카드가맹점으로 가입해야 한다. 또 여전법에 따라 가맹점은 손님이 카드를 제시하면 소액이더라도 결제를 거부할 수 없다.

이에 한국은행은 지난 3일 '신용카드시장의 의무수납제도가 신용카드 수수료체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보고서를 통해 "의무수납제는 카드이용자와 카드사에게는 이익인 반면, 가맹점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든다"고 지적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소액 결제 가맹점의 밴 수수료 부담 등을 고려할 때 의무수납제 폐지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의무수납제 폐지로 가맹점이 현금 결제만 원할 경우, 조세의 투명성이 결여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의무수납제 자체가 유명무실한 제도라는 지적도 있다.

함정식 여신금융협회 조사연구센터장은 "현재 시장에서는 기본적으로 가맹점과 카드사의 계약으로 결제가 이뤄지기 때문에, 제도의 유무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가맹점의 부담을 고려한 소비자들의 인식과 자체적인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