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리 장관은 현지시간으로 17일 열린 하원 외교위원회 2014회계연도 예산안 청문회에서 "비핵화 조치를 향한 상당히 철석같은 개념이 없다면 우리는 보상하지도 않을 것이고 협상 테이블에 나가지도 않을 것이고 식량 지원 협상에 들어가지도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전 정부에서 반복된 식량지원 후 북한의 비핵화 약속 파기에 대한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 "다시 한 번 분명하게 밝히면 국무장관인 나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나 똑같은 거래를 되풀이하고 과거의 전철을 밟을 생각은 절대 없다"며 "러시아나 중국, 한국, 일본, 미국 모두의 정책은 비핵화"라고 거듭 강조했다.
또한 미국의 대북 정책은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가 아니라 '전략적 비인내'(strategic impatience)"라고 설명했다.
이는 대화나 협상을 위한 전제 조건이 돌발적인 말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 행동을 북한이 먼저 보여야 미국도 대화에 나서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케리 장관은 이와 함께 중국과의 협조를 강조하면서 중국 지원이 없으면 북한은 무너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은 북한과 실질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중국은 북한에 연료의 4분의 3을 제공하며 중요한 금융 연결고리이고 식량을 제공한다"며 "중국이 없으면 북한은 붕괴할 것이라고 말하는 게 꽤 적절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유일한 국가는 중국이고, 중국도 미국과 협조할 의지를 내비쳤다고 생각한다"며 "중국과 이 부분을 논의했고 의견 일치를 봤고 과거와 다른 결론을 낼 수 있게 대화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중재자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한편 케리 장관은 "지난 15∼20년간 미국이 군사적 위협 외에 북한에 대해 직접적인 영향력이 없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본다. 중국도 한반도 불안정성이 더 커지면 인도주의적 문제가 북·중간 국경을 넘어올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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