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가 경기부양을 통한 내수 활성화에 나서면서 외국인 역시 관련 특수에 베팅하는 것으로 보인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이 올해 들어 이날까지 가장 많이 매수한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 가운데 7개 내수주가 이름을 올린 반면 순매도 상위 20개 종목에 전기전자주와 자동차주 6개가 포함됐다.
외국인은 같은 기간 SK하이닉스(6072억원, 1위)와 LG전자(3861억원, 2위)에 이어 내수주인 호텔신라(1830억원, 3위)를 가장 많이 샀다.
현대백화점(1761억원, 4위)이나 롯데쇼핑(1399억원, 8위), GS홈쇼핑(1036억원, 10위), KT&G(838억원, 13위), LG생활건강(807억원, 19위), 락앤락(708억원, 20위)도 내수주 가운데 외국인 순매수 상위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외국인은 이 기간 삼성전자(2조1724억원)를 가장 많이 팔았다. 현대차(8154억원, 3위)와 기아차(4063억원, 5위), 현대모비스(3547억원, 6위), LG디스플레이(1552억원, 15위), 삼성전기(1445억원, 16위) 또한 순매도 상위종목에 줄줄이 들어갔다.
작년까지만 해도 외국인이 전기전자나 자동차주를 집중 매수하면서 내수주가 소외되던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외국인이 2012년 1~4월께 가장 많이 사들인 20개 종목을 보면 전기전자와 자동차주 가운데 기아차(4098억원, 2위)와 LG전자(2772억원, 6위), SK하이닉스(1792억원, 8위) 3곳이 포함된 데 비해 내수주에서는 CJ제일제당(1511억원), KT&G(1301억원, 16위) 2곳이 이름을 올렸다.
코스피가 올해 들어서만 5% 가까이 하락한 반면 내수주는 상대적인 강세를 보이며 52주 신고가 종목도 속출하고 있다. 인천도시가스나 지역난방공사, 부산가스가 여기에 해당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경기부양책 가시화나 금리인하 기대감, 중국을 비롯한 해외 정책 재료에 힘입어 시장이 반등할 것으로 점치면서 내수주에 투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내수주 위주로 매수한다는 것은 아직 국내 경기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영준 SK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매수세는 1분기 들어 기업실적 악화, 엔화 약세, 중국 재고조정을 비롯한 악재로 둔화됐다"며 "이달을 정점으로 환율 문제가 개선되고 중국 경기지표 개선이 가시화될 경우 외국인 자금도 다시 유입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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