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은 "한국 근대 리얼리즘 명작선의 작품으로 올려질 연극 <만선>과 <혈맥>은 해외 명작 희곡의 번역극과 이를 모티브로 한 창작 및 재창작극 등이 범람하는 가운데 우리 근대 명작 희곡들이 오늘날 어떤 생명력으로 관객들과 교감할 수 있는지를 실험하는 특별한 무대"라고 밝혔다.
특히 <만선>과 <혈맥>은 중등과정 교과서에도 실릴 만큼 희곡으로써의 완성도는 물론 1940~60년대 우리의 삶을 대변하는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현재까지 유효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5월 3~15일 열리는 <만선>은 김종석 연출의‘정통적인 해석’으로,김현탁 연출의 <혈맥> (5월 21~6월 2일)은 미니멀한 무대 위에 ‘강렬하고 스타일리쉬’한 연출로 각각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희곡 <만선>은 목포출신의 대표적 문인 천승세 원작으로 1964년 국립극장 희곡현상에 당선되어 그 해 7월에 초연되었다. 고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되었으며 2008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인용될 만큼 한국 근대사를 사실적으로 그려낸 대표적인 리얼리즘 명작이다.
평생을 목포 바다와 함께 한 원작자가 어부들의 가장 큰 소망인 <만선>을 소재로 우리 근대사의 질곡과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애환을 담아 낸 원작은 거친 듯하지만, 단어 하나 대사 한마디 마다 진솔한 작가의 메시지가 담겨져 있다.
연출 작품마다 특유의 세밀함과 지적인 해석을 보여주었던 연출가 김종석은 예전방식을 답습하지 않고 현대의 무대미학을 적용하면서도 본질의 왜곡이 없이 원작의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하기 위해 ‘정공법’을 선택했다. 자타가 공인하는 한명구, 김재건, 황영희, 이기봉 등 우리 연극계의 실력파 배우들이 연출가의 뚝심에 합세하여 원작 속 인물들을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로 되살린다.
희곡 <혈맥>은 해방 이후 연극무대와 방송드라마, 영화계에서 독보적인 작가였던 김영수 선생의 대표적 희곡 작품으로 1948년 1월 초연되었다.
원작은 해방 직후의 ‘성북동 방공호’를 배경으로 도시빈민의 피땀 어린 삶과 현실 극복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린 작품이며, 당시 영화로 제작되어 전회 매진을 기록하면서 시대적인 공감을 얻었다.
<세일즈맨의 죽음> <메디아 온 미디어> <하녀들> 등 발표하는 작품마다 ‘파격’, ‘도발’이라는 단어를 연상케 하는 연출가 김현탁은 이번 작품에서 역시 특유의 자유분방하면서도 독창적인 스타일로 원작의 메시지를 강렬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관람료 지정석 3만원, 비지정석 2만5000원, 공연 전석 2만원.(02)580-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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