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마니아 '리퍼폰'에 지치나?…"차라리 갤럭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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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4-23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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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조건 리퍼폰을 돈주고 사라니…"

아주경제 김진오 기자= 애플의 아이폰4GS를 사용하는 주부 윤미경씨(36)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휴대폰 전원버튼이 작동하지 않아 애플 AS(애프터 서비스)센터를 찾았지만 담당 기사가 "전원버튼 함몰이라 부품이 단종됐다"며 "리퍼폰(서비스폰)으로 바꾸라"는 말만 되풀이했기 때문이다.

리퍼폰 가격은 27만원으로 모두 개인 부담이었다. 애플은 제품 구매 후 1년 안에 기계에 문제가 생기면 수리 대신 리퍼폰으로 제품을 무상 교환해주는 제도를 시행한다.

구매 후 1년이 지나 유료 리퍼 서비스를 받으려면 27만원가량을 추가로 내야 한다.

1년 3개월 전에 아이폰4GS로 기기를 변경한 윤씨는 4년 전 아이폰3를 처음 접한 이후 계속해서 아이폰만 고집해 아이폰 마니아다.

하지만 이번 일로 아이폰에 대한 애정이 사라졌다.

그는 쓰던 휴대폰을 30만원에 중고로 팔아서 남은 기계 값을 충당하고 번호이동으로 갤럭시노트2로 갈아탔다.

윤씨는 "집에서 사용하는 시간이 많다보니 그동안 휴대폰 사용에 큰 불편이 없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AS를 방문하니, 무조건 리퍼폰을 돈주고 사라니 어이가 없을 뿐"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아이폰 사용자 중 윤씨처럼 전원버튼 함몰 현상을 경험한 경우를 흔히 찾을 수 있다. 인터넷 게시판에는 전원버튼 함몰로 리퍼폰으로 바꿀지 말지 고민된다는 의견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또 리퍼폰 비용이 부담돼 아예 번호이동을 통해 기기변경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후기도 쉽게 눈에 띈다.

애플 제품은 외형상의 불량에 대한 AS 기준이 국내 제조사와는 다르다. 소비자가 구매 직후 단말기에서 흠집이나 훼손된 부분을 발견해도 대부분 소비자 부주의로 간주돼 교환 및 환불을 받을 수 없다.

삼성전자나 LG전자처럼 최소한의 비용으로 몇 번이고 직접 수리해주는 방식에 익숙한 한국 소비자로서는 낯선 광경이다.

애플의 AS정책을 놓고 소비자들이 강한 불만을 터뜨리는 이유다.

이러한 빈틈을 노리고 아이폰 사설 수리업체들이 늘고 있지만, 전문적인 지식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수리를 하는 통에 또다른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최근 아이폰의 부진한 실적과 무관치 않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2011년까지 국내에서 258만여대의 아이폰을 팔았지만, 지난해 아이폰 판매량은 75만여대로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전 세계적으로도 애플은 삼성전자에 밀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애플의 지난해 4분기 아이폰 판매량은 4780만대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6000만대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포춘지에 따르면 1~3월 애플 아이폰이 전 세계에서 1대 팔릴 때 삼성 갤럭시 시리즈는 1.9대씩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갤럭시S4가 이달 말 한국 시장을 필두로 유럽과 중동 등 세계 시장에서 출시되면 양측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지난해 9월 말 아이폰5가 본격 판매되면서 올해 1분기 판매량이 호조를 띨 것으로 기대했지만, 아이폰5의 인기가 예상보다 뜨겁지 않아 판매량도 주춤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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