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사히 신문은 지난 20일 "북한이 중국과 대화하겠다는 의사를 이달 중순 표명했으며,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6자회담 수석대표나 그 상급 인사가 북한을 방문할 전망"이라고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대해 정부 고위관계자는 22일 "북한이 중국과 대화가 단절된 적이 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최근 고위급 인사의 왕래가 적었다"며 "북한으로서도 한반도 긴장국면에 피로도가 쌓여 다른 출구 전략으로 중국과 (고위급) 대화에 나서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아직 우리 정부로서는 우다웨이가 직접 북한을 방문할 것인지 대해서 확인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우다웨이 대표는 지난 21일 미국을 방문해 24일까지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등 미국 정부 당국자들과 만나 북한 문제를 논의한다.
따라서 중국은 미국과 조율한 내용을 가지고 우다웨이 대표나 다른 인사가 방북해 북한을 대화테이블로 이끌 것이라는 분석이다.
북미간 메신저로서 중국의 중재자 역할이 다시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존 케리도 지난 17일 하원 외무위원회에 출석해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중국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문제는 북한이 대화에 언제 나서냐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미 연합군사 훈련인 독수리연습이 종료되는 4월 30일 이후 5-6월에 북한이 대화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북미 간 대화 가능성이 나오면서 한반도 긴장 해소에 한걸음 다가가고 있지만 정부의 속내는 편치만은 않다.
대화 제의를 건넨 당사국인 우리 정부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에서 또 배제됐기 때문이다.
양무진 북학대한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의 가장 큰 관심은 체제 보장이고 우리 측 정부가 체재 보장을 해줄 수 있는 입장(미국 입장도 고려)이 아니기 때문이다"며 "이런 이유로 북한이 대화에 우리 정부를 배제하고 북미간 직접 대화를 항상 고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북핵 문제는 핵이라는 중요한 이슈로 국제사회와 얽혀 있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당사국으로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양 교수는 이런 문제를 극복하고 북한 문제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우리 정부가 북핵 문제와 남북 관계를 정책적으로 분리하고 전략적으로 느슨하게 갈 필요성도 있다"며 "핵문제는 핵문제로 가고 남북관계는 개별적으로 신뢰를 쌓아가면서 (정부가 주도적 역할을 한다면) 남북관계에 속도가 붙고 양국 관계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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