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크 하얏트 부산, 최고 시설 갖췄다
낮에는 반짝이는 고층 건물들이, 밤에는 광안대교의 멋진 야경이 아름다움을 발산하는 이곳 마린시티에서도 파크 하얏트 부산은 단연 돋보였다. 외관 상단 끝 부분이 곡선 형태로 이뤄진 호텔은 마치 해운대의 파도, 바람을 머금은 돛과 처마의 아름다운 곡선이 그대로 녹아든 듯했다. 한쪽에는 광안대교가, 또 한쪽에는 수영만 요트경기장까지 한 눈에 들어왔다.
배정된 객실에 간단히 짐을 푼 후 호텔 직원의 안내에 따라 1층부터 찬찬히 둘러보기 시작했다.
1층에는 맛있는 케이크와 초콜릿 등을 맛볼 수 있는 파티셰리, 그리고 멀티 미팅룸인 살롱이 위치해 있었다.
파티셰리에 진열된 케이크와 초콜릿, 프랄린(아몬드 등을 설탕시럽에 조린 과자) 등을 보고 있으니 입안에 침이 절로 고였다. 모양만큼이나 그 맛도 일품이었다. 무엇을 먹을까...고심 끝에 구입한 딸기맛 케이크를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달콤함이 입 안에 사르르 퍼졌다.
멀티 미팅룸 살롱은 프로젝터와 스크린, 사운드 시스템이 구비돼 있었다. 직원은 "살롱은 한 방에 8~14명까지, 5개룸에 최대 46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층에 위치한 볼룸과 33층에 위치한 드로잉룸 역시 살롱과 비슷한 기능을 갖고 있었다. 룸 분할이 가능한 볼룸, 4개 룸으로 이뤄진 드로잉룸은 연회장의 느낌을 주어 회의 또는 대규모 행사를 열기에도 적합한 듯했다.
◆부대시설에서도 감상할 수 있는 해운대 전경…여심 사로잡아
이어 3층부터 5층까지 총 세 개 층에 걸쳐 운영되고 있는 루미 스파 피트니스를 둘러봤다.
회원제로 운영되는 3층 피트니스센터를 지나 4층으로 올라가니 화강암으로 제작된 실내 수영장이 눈에 들어왔다. 천장까지 유리창으로 돼 있어 시각적으로 환하고 넓어 보이는 효과를 줬다. 특히 여름에는 천장이 열려 야외수영장에 가지 않아도 부산 해운대의 바닷바람과 따뜻한 햇살을 고스란히 받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5층에는 호텔이 직접 운영하는 스파 트리트먼트 시설이 자리했다. 그야말로 도심 속의 안식처같은 느낌이었다. 피트니스센터와 수영장에서 땀을 낸 후 스파에서 제공되는 마사지를 받으면 그동안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를 한 번에 털어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전문 테라피스트들과의 상담을 통해 개인의 특성에 맞는 맞춤관리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2개의 커플룸도 구비돼 있어 연인 또는 부부가 함께 마사지를 받아보는 것도 좋을 듯 싶었다.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30층 라운지로 향했다. 특이하게 호텔 로비가 위치한 이곳은 탁 트인 해운대와 광안대교를 내려다보면서 각종 음료를 즐길 수 있도록 꾸며져 있었다. 31층에는 간단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레지덴셜 스타일의 레스토랑인 리빙룸이, 32층에는 시그니처 레스토랑인 다이닝룸이 각각 자리했다. 다이닝룸에서 배부른 저녁식사를 마치고 한 층 아래 리빙룸으로 내려왔다. 쿠키와 케이크 등 디저트와 함께 차를 즐기면서 광안대교의 화려한 야경에 빠져들 때쯤 바로 옆에서 피아니스트의 라이브 연주와 감미로운 노래가 감성을 적셨다.
◆전통미와 현대미가 공존하는 객실에서 안락함 느껴
호텔 이곳 저곳을 둘러보느라 시간이 훌쩍 흐른줄도 몰랐다. 라운지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었지만 다음날의 일정을 위해 아쉬움은 잠시 접어 두고 객실로 향했다.
안락함을 주는 베이지톤 목재로 디자인된 객실. 묵은 곳은 일반룸인데도 다른 호텔들에 비해 넓은 편이어서 답답하지 않았다. 객실 역시 바닥부터 천장까지 전면 유리창이 설치돼 있었다. 커튼을 여니 부산의 멋진 바다와 수영만 요트경기장, 광안대교의 멋진 야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객실과 화장실을 이어주는 문, 그리고 객실을 환하게 밝혀주는 조명의 격자무늬 문양은 마치 전통 한옥을 연상케 했다. 호텔 구석구석을 둘러보느라 지쳐 휴식이 필요했기에 일단 욕실로 향했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욕실 앞에 비치된 빌트인 TV였다. 호텔에서 제공하는 유자 입욕제를 욕조에 고루 풀어내니 물은 노란 유자색으로 금새 물들었고 향긋한 유자 향기도 솔솔 올라와 코를 자극했다. 향긋함이 묻어나는 따뜻한 물 속에 지친 몸을 담그고 앉아 TV를 보고 있으니 그동안 쌓였던 피로가 한 번에 싹 풀리는 느낌이었다.
샤워를 마치고 나오니 다양한 음료와 초콜릿, 과자 등이 담긴 미니바와 캡슐커피를 즐길 수 있는 커피머신, 다양한 티들이 눈길을 끌었다. 안타깝게도 유료로 제공되는 미니바는 이용하지 못했다. 대신 무료로 제공되는 캡슐커피에 만족했다. 커튼을 내려 부산의 화려한 야경을 잠시 가려두고 드디어 드디어 잠자리에 들었다. 목욕 후 나른해진 몸은 내 집같은 편안함을 주는 침구에 폭 파묻혔고 곧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가격은 착하지만 서비스는 글쎄
파크 하얏트 부산은 특1급 호텔임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저렴한 편이었다. 물론 호텔에 하나밖에 없는 프레지덴셜 스위트는 하루에 600만원 정도였고 그보다 아래 단계인 디플로메틱 스위트룸은 1박에 200만원 선이었다.이 방을 제외하고 가장 비싼 스위트룸은 시기에 따라 다르지만 주중 기준으로 43만원 가량이었으며 일반 룸은 주중 기준으로 20만원 후반대부터였다. 루미 스파 가격은 최저 14만5000원부터였고 객실고객은 수영장과 사우나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다. 특급호텔임에도 커피 값은 6000원에 불과했다. 이처럼 가격이 저렴해 객실 이용객 뿐 아니라 일반 방문객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것은 분명 파크 하얏트 부산의 강점이었다. 하지만 개관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서비스 면에서 미흡한 부분이 많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었다.
이 호텔은 타 호텔과 달리 로비가 30층에 위치해 있었다. 따라서 체크인 또는 체크아웃을 할 때 이곳을 거쳐야만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레스토랑에서는 식사가 완료된 테이블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아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고객들이 자주 눈에 띄었고 주스 외에 커피나 차를 마시고 싶으면 직원에게 일일이 요청해야 하는 등 그야말로 어수선한 느낌이었다. 풀코스로 진행된 디너의 경우는 음식이 제공되기까지의 시간이 상당히 길어 식사를 끝마치는데 3시간이 넘게 걸렸다. 가장 즐거워야 할 식사시간이 가장 지루하게 느껴졌을 정도다. 객실 내 비치된 전자제품과 커피머신 등은 사용설명서가 구비돼 있지 않아 제대로 활용하기 힘들었다. 한참동안 실랑이를 벌인 후에야 사용법을 익힐 수 있었으니까.
파크 하얏트 부산은 아직 원석(原石)그대로다. 잘 다듬어진 보석의 가치는 굉장하지만 다듬어지지 않는 원석은 상품의 가치가 떨어진다. 이 원석이 잘 다듬어져 화려한 빛을 발하는 보석으로 재탄생될 그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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