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24일 청와대에서 진행한 2013년 업무계획을 통해 경제민주화와 창조경제의 기반을 조성할 수 있는 ‘4대 중점 정책과제 및 3대 협업과제’를 보고했다.
먼저, 4대 중점 정책과제는 △대기업집단의 폐해 시정 △경제적 약자의 능력발휘를 위한 경쟁기반 확대 △담합 관행 척결 △소비자가 주인이 되는 시장환경 조성 등이다. 3대 협업과제는 △납품단가 후려치기 근절 △기업지배구조 개선 △소비자 편익 제고를 위한 각종 법령 선진화 추진 등이 담겼다.
대기업집단의 폐해 시정에는 특혜성 거래 등 특히 문제되는 총수일가 사익편취 근절을 위한 규제 신설과 신규 순환출자 금지, 일반지주회사의 금융자회사 보유는 허용하되 일정요건 충족 시 중간금융지주회사 설치를 의무화하는 지주회사 규제 개편,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강화(지분율 5% 제한) 등이 추진된다.
경제적 약자의 경쟁 기반 확대는 중소기업협동조합에 납품단가 조정협의권이 부여되고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하도급 불공정특약을 전면 금지하는 하도급거래관행 개선이 핵심이다.
지난 10일 국회 정무위원회는 납품단가 조정협의권, 징벌적 손해배상제(부당단가인하·부당발주취소·부당반품)를 통과시켰으며 법사위에서 계류 중이다. ‘시공 중 발생하는 모든 민원사항은 을의 비용으로 처리’라는 불공정 특약은 전면 금지된다.
아울러 납품업체의 추가비용 분담기준도 마련된다. 무분별한 판매·판촉사원 파견 제한, 판매장려금 항목 정비 등 유통거래질서 확립을 위한 대대적인 수술은 불가피하다.
또 강제노동·노예계약 등 인권 문제로 까지 비화되는 가맹점 영업시간 강제와 과다한 위약금 부과는 금지된다. 매장 리뉴얼 강요금지 및 비용분담은 의무화되고 가맹금반환청구권 행사기간도 현행 2개월에서 4개월로 연장키로 했다.
특히 담합 행위에 대한 엄정한 법집행이 예고된다. 공정위는 담합 기업에 대한 과징금 실질부과율을 대폭 상향하고 과징금 감경사유 및 감경율은 조정키로 했다. 형사 제재 수단인 고발도 확대한다. 이는 중기청·조달청·감사원에 고발요청권이 부여되기 때문이다. 손해배상 활성화를 위한 집단소송제도 도입된다.
이 외에도 공정위는 소비자권익증진기금 설립과 표시광고법에 동의의결제를 도입키로 했다. 동의의결제란 사업자가 스스로 피해구제·원상회복 등 합당한 시정방안을 제시하는 경우 공정위가 위법성 여부를 판단하지 않고 심의절차를 종결하는 제도다.
한철수 공정위 사무처장은 “원칙과 신뢰의 법집행을 통해 정부 3.0을 달성할 것”이라며 “부처 간 협업을 통해 납품단가 후려치기를 근절하고, 기업지배구조 개선 및 소비자편익 제고를 위한 각종 법령 선진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업무보고에서는 대기업 총수를 직접 겨냥한 일감몰아주기 ‘총수지분 30%’ 조항이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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