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 회장이 6년 전인 2007년 신년사를 통해 던진 화두다.
이 회장은 “세계의 인재들이 삼성에서 마음껏 발상하고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경영시스템과 제도를 개혁해야 한다”며 “우리가 소중하게 간직해 왔던 기업문화까지 시대적 변화에 맞도록 바꾼다는 각오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정부가 창조경제를 핵심 정책 어젠다로 제시하기 수년 전부터 이 회장은 창조를 경영의 핵심 키워드로 삼는 창조경영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까지 효율성과 스피드를 앞세운 추종자 전략으로 성장했다면 앞으로는 새로운 시장을 스스로 만들어 가는 개척자가 돼야 한다는 게 이 회장의 지론이다.
삼성은 창조경영 실천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지난 2011년 창의개발연구소 제도를 도입했다. 임직원들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안해 과제로 선정되면 기존 업무에서 벗어나 자신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태스크포스(TF)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최대 1년까지 TF 활동을 할 수 있으며 과제 실패에 대한 책임은 전혀 없다.
삼성전자 인사팀장인 원기찬 전무는 “창의개발연구소는 신세대들의 끼와 재능,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회사의 창조적 경영성과로 연결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건설적인 실패를 용인하는 조직문화를 정착시키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가시적인 성과도 거두고 있다. 전신마비로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이 눈동자를 움직이는 것만으로 컴퓨터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장애인용 안구마우스가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월 장애인용 안구마우스 ‘아이캔(eyeCan)’을 개발해 일반에 공개했다. 아이캔은 창의개발연구소 1호 과제로 선정돼 5명의 임직원이 개발에 성공했다.
기존 안구마우스는 가격이 1000만원을 넘었지만 아이캔은 5만원 이내로 제작이 가능하다. 또 필요한 사람은 누구나 공개된 메뉴얼과 소프트웨어를 통해 제품을 만들 수 있다. 비상업적인 용도라면 누구나 해당 기술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창의개발연구소 외에도 임직원들의 창의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창의적 아이디어 발굴 워크숍’을 개최하고 있다.
지난해 워크숍에서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인식기구 △어느 곳에나 설치 가능한 천문대 △물 절약 시스템 △석고를 활용한 온열 인큐베이터 등의 아이디어가 발굴됐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창조경영은 삼성이 추구해야 할 혁신의 방향”이라며 “임직원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발굴해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있는 기업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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