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현 부총리는 전문성 중심의 인사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실장급 인사에서는 이명박 정부 시절 기재부에 몸담았던 중견 간부들의 귀환과 더불어 새정부의 대통령직인수위원 출신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새로운 인물을 발탁하는데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기존 관료 출신의 전문성·안정성을 기반으로 새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정책의 주요 기조인 창조경제를 구현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기재부 내부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것이 부처간 칸막이를 허물어 창조경제를 이루겠다는 박 대통령의 의지 실현에 선행돼야 한다는 계산이다.
앞서 현 부총리는 기재부 조직부터 옛 경제기획원(EPB) 스타일로 바꾼다는 계획을 밝혔다. 기존 조직을 변형해 사실상 6개의 실을 만들고 각 차관보(1급)들이 3~4개의 국을 거느리는 방식으로 전문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지금까지 개별 사안에 따라 장관의 직접적 지휘를 받아왔던 기재부 1급 실장과 차관보들이 정책을 담당하는 1차관, 재정을 담당하는 2차관의 지휘를 각각 받게 된다. 장관보다 차관들의 실장들에 대한 장악력이 더 커지는 셈이다.
실장급으로 발탁된 인물 중 인수위 출신도 눈에 띈다. 새 정부의 토대를 마련하는데 2개월 가까이 힘을 보탠 경험을 바탕으로 박근혜 정부의 정책추진 방향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정은보 차관보는 기재부에서 줄곧 일해 왔던 인물로 인수위 경제1분과 전문위원으로 활약했다. 은성수 국제경제관리관 역시 국제금융정책국장으로 근무할 당시 인수위에 파견,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외환정책 실무책임자로 환율정책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수행했다.
또 현 부총리의 기재부 구성의 큰 특징은 특정 기수가 대거 포진해 있다는 점이다.
박재완 전 장관시절 행시 26회와 27회 출신이 약진해 있던 실장급(1급)에는 행시 27회와 28회 출신들로 채워졌다. 은성수 국제경제관리관과 최원목 기획조정실장, 김낙회 세제실장이 27회이며, 정은보 차관보와 방문규 예산실장은 28회다.
국장급 인사는 25개 자리중 15개의 자리만 바뀌었을 뿐 승진인사는 없었다. 빈자리만 채우겠다던 당초 방침에서 벗어나 새정부에 맞는 새바람을 불러 일으키기 위해 큰 폭의 인사이동이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가장 높은 기수는 국유재산심의관에서 국고국장으로 자리를 옮긴 28회의 곽범국 국장, 가장 밑기수는 성과관리심의관으로 전보된 구윤철 국장이다. 구 국장은 행시 32회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