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삼양라면의 이유 있는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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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4-24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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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전운 기자 = 대한민국 라면 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라면의 50년 역사를 시작한 삼양식품은 후발주자인 농심에 일찌감치 추월당한 데 이어 이제는 업계 3위인 오뚜기에도 역전당했다.

1960~70년대만 해도 라면의 대명사는 '삼양라면'이었다. 경제개발이 이뤄지던 시절에 라면은 국민들의 배고픔을 잊게 해준 덕분에 '신이 내린 선물'이라는 별칭이 사용되기도 했다.

하지만 농심이 신라면을 내놓으면서 삼양라면은 몰락의 길로 들어섰다.

80~90%에 이르던 시장점유율은 10% 초반까지 떨어졌고, 농심에 시장을 송두리째 빼앗겼다. 지난해 12월부터는 업계 순위 3위인 오뚜기에 역전됐고, 시장점유율도 곤두박질쳤다.

사실 삼양식품의 몰락은 예견된 일이었다.

왕좌의 자리에 앉아 있던 삼양식품은 농심과 오뚜기가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새로운 마케팅을 시도할 때 두 손을 놓고 있었다.

하얀 국물 라면처럼 인기 아이템이 각광받을 때 관련 제품을 벤치마킹해서 '미투' 제품 정도만 내놓는 수준이었다.

라면 시장을 만든 기업에 걸맞지 않게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지 못한 것이다. 제품 개발이나 마케팅에 대한 투자를 등한시했기에 당연한 결과였다.

이제 국내 라면산업은 국내를 넘어 해외로 향하고 있다. 라면 종주국인 일본과도 어깨를 나란히하며 미국과 중국 등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K-푸드의 한 카테고리를 차지하면서 '한식 세계화'에도 일익을 담당할 정도다.

이처럼 상황이 매우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삼양식품은 여전히 투자를 아까워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삼양식품은 '투자 없이 생존도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삼양식품이 벤치마킹해야 할 것은 경쟁사 제품이 아니라 '후발주자인 농심이 어떻게 2조원대 기업으로 성장했는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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