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욱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24일 서울 여의도 우리아트홀에서 열린 2013년도 1분기 기업설명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최근 최태원 회장을 만나 실적을 보고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회장은 횡령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이날 SK하이닉스는 1분기 매출 2조7811억원, 영업이익 3169억원을 기록해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SK그룹 편입 후 최대 실적이다.
박 사장은 특히 SK그룹과의 시너지 효과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최 회장이 지난 1년 동안 공을 들인 결과가 올해 실적으로 나타고 있다"며 "지난 1월 최 회장이 다보스포럼에서 폴 제이콥스 퀄컴 회장과 만나 협조를 요청한 것 등이 대표적인 예"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의 공백이 회사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큰 결정에 대한 애로사항을 제외하곤 웬만한 결정은 이사회 중심으로 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박 사장은 SK하이닉스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2개월 만에 첫 공식석상에 나섰다. 그는 "지난 2개월 동안 바쁜 시간을 보냈다"며 "기술혁신 위해선 구성원들의 자발적 참여가 필요하기 때문에 전 구성원 워크숍을 개최하는 등 소통을 위한 업무 체계를 만드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박 사장은 향후 시장 상황에 관계없는 수익성 중심의 경영을 펼치겠다는 포부도 내놨다.
그는 "다행히 올해 1분기 PC D램 등 메모리 시장상황이 개선돼 실적이 좋았지만 세계 경제가 아직 불안하기 때문에 언제까지 이런 분위기가 이어질 지는 확실치 않은 상황"이라며 "표준이 존재했던 PC D램 시대와는 달리 모바일 시대에선 기술이 1등과 2등만이 살아남는다. 기술과 수익중시 경영을 통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리더십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향후 SK하이닉스 사업 전망에 대해서는 D램 시장경쟁력은 긍정적으로 예상한 반면 낸드플래시에 대해서는 다소 우려스럽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박 사장은 "대만업체들의 D램 사업 성장은 정체된 상황이고 엘피다와 마이크론이 합쳐져 전체 포트폴리오는 좋아지겠지만 양사의 기술 플랫폼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기술 통합 작업이 본격화될 경우 자연스럽게 D램 캐파는 줄어들 것"이라며 "D램 시장에서는 하이닉스가 어느 때보다 강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낸드플래시는 삼성전자의 중국 시안 낸드 공장이 완공을 앞두고 있고, 마이크론도 싱가포르 D램 팹을 낸드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에 D램처럼 낙관적이진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해 인수한 미국 콘트롤러 전문 업체 LAMD사와 함께 개발한 제품이 본격적으로 나오면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미 LAMD사 인수 후 첫 컨트롤러 개발을 완료하고 현재 고객사 콜을 진행 중이다. 마무리되면 본격적으로 매출이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시스템반도체 투자와 관련해서는 "당장 메모리 분야만큼 투자를 하지는 않지만 향후 갈 방향이라 보고 있다"며 "설비 투자보다는 기술 투자에 집중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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