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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 호리병 현상 심각…고위직 경쟁 갈수록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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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4-25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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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리 뻿길까봐 눈치…보이지 않는 승진경쟁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기획재정부가 국장급 이하 인력이 많아지면서 갈수록 고위직 승진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위는 좁고 아래는 넓은 이른바 '호리병 현상'이 시작된 셈이다.

25일 기재부에 따르면 통상 기재부는 행시 30회 이전까지 매 기수마다 200명 내외를 선발했다. 그러나 31~36회는 400명씩 뽑았다. 이로 인해 현재 과장급에 다수 포진된 31~36회는 매년 승진을 위한 생존경쟁이 불가피하다.

현재 국장급에서 31회 이하 기수는 아직 찾아보기 힘들다. 전 대변인을 지낸 박춘섭 경제예산심의관(행시 31회)이 국장급 가운데 막내에 속한다.

이번 새 정부의 첫 국장급 인사가 소폭 반영된 것도 내심 승진을 기대했던 과장급들에게는 불안감을 가중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장급도 치열한 자리싸움이 벌어지는 웃지 못할 촌극을 연출했다.

김규옥 기획조정실장은 최근 새누리당 수석전문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기재부 기조실장이 정당으로 가는 것은 이례적이다. 기재부의 고위직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해외파견 중인 국·과장급은 더 절실하다. 특히 30회 이상 국장급 재경관이나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등 국제기구 파견자들은 자신들이 돌아갈 자리가 채워질까봐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한 국장급 재경관은 "당초 지난 2월에 한국에 들어가려 했는데 인사가 지연되고 대선 후 기재부 분위기가 좋지 않아 귀국 시점을 놓쳤다"며 "능력 있는 후배들이 즐비해 해외 체류기간이 길면 자리를 뺏길 것 같다는 걱정이 앞선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하반기 인사에 자리를 잡기 위해 조만간 기재부를 찾아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겠다며 보직 선임에 적극적인 의지를 내비쳤다.

각 부서의 고참 과장들도 내심 하반기 승진을 노리고 있다. 하반기 인사에서 밀리면 밑에서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과 힘겨운 경쟁을 해야 한다는 심리가 팽배하다.

지금같이 치열한 시기에 자칫 1~2년 파견이라도 나간다면 돌아온 후 제자리를 찾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불안감이 가중되는 것은 다른 부처와 달리 기재부는 산하기관이 적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나 문화체육관광부, 미래창조과학부 등은 산하기관으로 가더라도 크게 위축되지 않는다. 다시 승진해서 돌아올 수 있는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재부는 금융위원회, 관세청, 조세심판원 등 산하기관이 한정돼 있다. 더구나 과장급이 산하기관으로 이동한다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다. 예전에는 타 부처 국장급으로 파견 갔다 다시 복귀한 사례도 있다. 이 같은 사례도 타 부처의 인력이 많아지면서 여의치 않다.

기재부 한 국장급 관계자는 "현재 기재부 과장급은 보이지 않는 승진경쟁이 치열하다. 올라갈수록 자리는 한정돼 있고 밑에서는 계속 올라오고 있기 때문"이라며 "예전엔 해외파견 자리가 생기면 서로 가려고 했는데 요즘은 자리 뺏길까봐 눈치 보는 이들이 더 많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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